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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에 나타난 범죄피해자 인권보호사상 - 누가복음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중심으로 -
영문 제목
저자 김재민 (경일대학교 교수)
다운로드 pdf [사회학법학 01] 김재민(논문+논평) 성경에 나타난 범죄피해자 인권보호사상.pdf (960 KB)
논문 구분 일반논문 | 사회과학
발행 기관 춘계학술대회
발행 정보 (통권 23호)
발행 년월 2016년 05월
국문 초록
범죄피해자 인권보호의 본질은 바로 기독교의 기본 진리이자 대계명 중의 하나인 ‘이웃 사랑’에 담겨 있는바 범죄피해자 인권보호와 이웃 사랑의 상호관계를 잘 나타내주고 있는 것이 바로 신약성경 누가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제시하고 계신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누가복음 10:25-37)이다. 이 비유는 위기상황에 놓여 있는 자를 목격한 자의 부작위 행위가 어떠한 법적ㆍ도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부작위에 대하여 어떤 ‘개인적 책임(personal liability)’을 물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수도 있지만(Marshall, 2013:242), 본 연구에서는 범죄피해자의 인권보호적 측면에서 비유 속의 선한 사마리아 사람과 제사장 및 레위인이 범죄피해자의 중요한 이웃이라는 관점에서 그들 각각의 대응자세를 분석하고 비판해 봄으로써 피해자 인권보호 정책개발에 대한 유익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웃’ 이라는 개념은 법적, 종교적 의무를 지닌 자로서의 이웃개념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의무가 없다 할지라도 인간애에 기초하여 형성될 수 있는 이웃 개념도 있다. 누가복음 10장의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 이웃개념은 후자의 이웃개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바, 이는 이웃이라는 인간관계가 지리적 근접성ㆍ사회공동체의 동질성ㆍ법적 의무감 및 종교규율적 책무가 반드시 존재해야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누구이든지간에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와 사랑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피해자의 인권이 제대로 확보되려면 범죄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법규정과 관련 제도 등을 잘 갖추어 놓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범죄피해자의 고통에 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범죄피해자에 대한 이웃의 공감능력이 높을수록 그들에 대한 인권보호는 더 충실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범죄피해자가 당하는 고통은 크게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 사회적 고통, 경제적 고통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는바 이에 공감하는 행동은 피해자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각 고통의 유형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또 수사기관이 범죄사실을 수사하거나 법원이 범죄자에게 형벌을 선고하는 것을 공식적 대응이라 한다면, 민간전문가들이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위하여 법률자문 서비스를 한다든지, 정신적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상담을 행한다든지 하는 것처럼 비공식적 대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범죄피해자를 민간인이 발견하면 112에 신고를 하거나 병원에 긴급후송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하게 되고, 수사기관에 범죄피해신고를 하게 되면 수사기관이 현장에 출동하거나 관계자들을 소환하여 초동수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를 초기대응이라 한다. 한편 초동수사가 끝나고 나면 범죄자에 대한 기소ㆍ불기소 여부가 결정되고 이에 따라 후속 형사절차가 진행된다. 이렇듯 수사기관이나 초동수사나 민간인의 초동조치가 끝난 이후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돕기 위한 대응을 후속적 대응이라고 한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 제사장과 레위인들은 공식대응과 초기 및 후속대응에 실패하였지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은 비공식적 대응을 하면서도 적절한 초기대응과 후속대응을 함으로써 피해자의 생명을 보호해 줄 수 있었다.
제사장, 레위인처럼 인습적 신앙에 젖어 있는 신앙인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종교적 규범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적 전통에 담겨있는 의미, 곧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신앙의 참 본질은 파악하지 못한 채 형식적인 율법조항의 준수여부로 자신의 의로움을 나타내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비유 속 사마리아인은 범죄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자기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돌보아 줌으로써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인권을 충실히 보호해 주는 행동을 실천하였다. 이와 같이 강도 피해자를 보고 불쌍히 여기며 자기가 가진 것으로 정성껏 약자를 섬겼던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웃 사랑’의 정신은 범죄피해자 인권보호의 핵심철학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범죄피해자 인권보호를 충실히 할 수 있으려면 범죄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공감교육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점, 범죄피해자에 대한 초기 대응을 잘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는 점, 신속한 피해회복을 위한 원활한 물질적 지원체계가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영문 초록
키워드 범죄피해자, 인권, 이웃, 피해자보호,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