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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J.M.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통해 본 인간의 ‘눈멂’(blindness)이 갖는 상징적 의미
영문 제목
저자 이정일 (동국대 트랜스 미디어 세계문학 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운로드 pdf [철학,예술,문학] 이정일(논문)_ J.M. 쿳시의 『야만인을 기다리며』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pdf (552 KB)
논문 구분 일반논문 | 세계관기초
발행 기관 기독학문학회
발행 정보 (통권 33호)
발행 년월 2016년 11월
국문 초록 고문(torture)과 눈멂(blindness)이란 예외상황(비상사태)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 안에 들어 있는 실재(reality)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J.M. 쿳시(Coetzee)와 주제 사라마구(José Saramago)는 『야만인을 기다리며』(Waiting for the Barbarians, 1980)와 『눈먼 자들의 도시』(Blindness, 1995)에서, 고통과 눈멂이란 예외상황이 인간에게 ‘동물-되기’(becoming-animal)를 강요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명과 고통은 인간을 ‘고통 받는 신체’(the body in pain)로 전락시키며, 그 순간 인간은 ‘발가벗은 생명’(bare life)이 된다. 인간은 인간-되기를 중단하고 동물-되기를 지향한다. 동물-되기는 여자-되기(becoming-woman)와 소수자-되기(becoming-minoritarian)를 동반한다. 이 추락은 인간이 갖는 존재의 모순성을 드러낸다. 인간이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다는 것이다. 『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죨 대령(Colonel Joll)과 치안판사(Magistrate)이다. 죨 대령은 제국의 보호자로 등장한다. 그는 야만인을 제국을 위협하는 ‘적’(enemy)으로 인식하고, 야만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치안판사를 내부의 적으로 간주한다. 죨 대령 은 제국이란 텍스트에서 지켜내기 위해 고문을 사용한다. 그는 야만인 소녀와 노인 뿐 아니라 같은 제국의 일원인 치안판사마저 고문한다. 그에게 고문은 적에게 ‘부상을 입히는’(injuring) 행위이다. 고문행위는 적의 목소리(voice)를 파괴하고 그의 세계(world)와 자아(self)마저 해체하지만, 부상을 입히는 행위는 정당화된다. 그는 도덕적으로 눈이 멀었으나, 이러한 눈멂은 치안판사에게도 나타난다. 그 역시 야만인 소녀를 통해 자신의 눈멂을 정당화한다. 고통 받는 신체는 인간을 동물로 추락시킨다. 이런 추락은 들뢰즈(Deleuze)와 가타리(Guattari)가 말하는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로 설명될 수 있다. 이것은 강요된 동물-되기의 모습으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도 나타난다. 안과의사의 아내를 제외하곤 모두들 눈이 멀었다. 병동에서 힘 센 자들은 폭력을 행사하고 식량을 독점한다. 눈멂은 내면의 야수성을 드러낸다. 눈멂은 전염을 통해 증식하며, 인간의 퇴화와 탈영토화를 강요한다. 눈멂은 두 작품 모두에서 인간에게 동물-되기를 강요하지만, 비록 소수지만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여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소수자-되기’를 선택한 순간, 이들은 인간의 눈멂(blindness)이 ‘눈이 멀었으나 볼 수 있는’ 통찰(insight)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문 초록
키워드 J.M. 쿳시, 야만인을 기다리며, 눈먼 자들의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