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우리나라 사람이 오래 산다는 것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은 장수국가로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답해야 하는 위치에 올라서게 되었다. 장수의 축복이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닥쳐왔다. 2030년 대한민국에 태어난 여자, 남자 모두 기대수명이 세계 1위가 될 거라는 연구자료도 나왔다. “오래 사세요”라는 인사말이 빈말이 되어가고, 혹 고령화가 국가의 운명을 쇠락시키는 원흉인 것처럼, 좀 부드럽게 표현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걱정이 만연되어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려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고, 남이 해주기 보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의 입장에서 노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치매와 우울증이다. 치매 인구는 이미 제주도 인구를 넘어섰고, 노인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은 부동의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나이 먹는다는 말만 들어도 싫으나, 또 한해가 넘어갔다. 새해에 나는 한 살의 나이를 먹어 가면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최근 노인 인구집단의 여러 생활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몸의 질환과 우울 및 인지 감소에 대한 관련성을 연구한 바 있다. 우울과 인지 감소를 막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요소를 집어넣고 인공지능기법으로 분석을 해보았다. 그리고 나온 결과는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울과 인지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신체적 질병에 안 걸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우울과 인지 감소와 연관성이 높았던 것을 연구 결과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하면, 혼자 사는 것, 가계 수입, 사회활동 및 레저 활동의 순서였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관한 생각, 어디에 사는지, 배운 것이 많은지 적은지, 과거 직업이 어떠했던지 보다는 노년의 우울과 인지 감소는 독거, 노인 빈곤, 그리고 노인의 사회적 활동의 유무가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발견은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있었는데, 남자는 사회적 활동 여부가, 여자는 독거의 문제가 더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결과를 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실제 데이터를 놓고 분석을 해보아도 그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나이 들어 우울과 인지 저하를 줄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나온다.
첫째, 남녀 공히 노인 빈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가에서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하지만 개인의 삶에서도 자식에게 무조건 재산을 다 물려주고 자식에게 의지하며 사는 노인의 모습은 이제 아닌 것 같다. 노후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금 가입 및 저축 등의 활동이 중년 때부터 준비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둘째, 여성의 경우에서 더 강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남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독거노인의 문제는 삶의 질을 우울과 인지 저하라는 방향으로 끌고 간다. 최근 반세기, 핵가족을 강조하고 서로 간섭하지 않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던 시대에 살았다. 나 자신도 “과연 자식들과 같이 사는 것, 혹은 형제자매와 같이 사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치매와 우울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하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이제 나는 “같이 사세요”라는 답을 낼 수밖에 없다. 같이 사는 방식을 이제 새롭게 배워야 한다. 어디에서 가르칠 수 있을까? 주일학교의 추억이 떠오른다. 경쟁을 가르쳤던 학교 그리고 사랑을 가르쳤던 교회.
셋째, 남성의 경우 사회활동 그리고 레저 활동의 장이 있어야 한다. 직업을 그만두는 순간 한국의 남자는 그저 수그러들 수밖에 없다. 너무나 열심히 일했던 세대였기에 너무나 놀 줄 모르는 세대가 우리나라에는 존재한다. 레저 활동이라는 것을 접해 보지 못한 세대가 지금 노인층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연 직장을 그만두면 남자의 사회활동과 레저 활동도 그만두어야만 하는 것인가? 젊은 시절 그 많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일하던 분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교회가 한때 청소년 문화의 중심이 되었듯이 21세기 교회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문화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노인이기 때문에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우울해지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우선 해결하고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하면서 정치적 발언만 일삼는다고 무엇이 바뀌는가? 주장만으로 이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늘어난 제2의 삶에 대해 우리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필요한 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우울과 망각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할 때 교회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 독거보다는 공동체를, 혼자 노는 것보다는 같이 노는 공동체, 외로움을 나누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혼자 할 수는 없다. 문화와 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최장수 국가로 가는 대한민국이 사랑 공동체의 중심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에 또 다시 매달려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장수의 축복을 예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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