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지난 2024년 3월 16일 토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식사 시간과 휴식 시간을 포함해 총 11시간 30분에 걸쳐, 서울 서빙고의 온누리교회 청소년수련회에서 로잔한국위원회가 주최한 ‘한국 로잔 신학자 콘퍼런스’가 열렸다. 참석한 이들은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4차 로잔대회에 참석하는 신학자와 선교학자들, 한국의 여러 대학과 신학교에서 로잔 운동을 연구하고 활성화하는 책임을 맡은 로잔교수회 회원들, 한국과 해외에서 선교 관련 활동을 하는 활동가 등, 약 35명이었다. 프로그램의 대략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한국 준비위원회 위원장 유기성 목사와 한국로잔위원회 교수연구회 회장인 구성모 교수, 제4차 로잔대회 공동 조직위원장 이재훈 목사의 인사말이 있었다. 발제와 강연은 모두 네 차례 진행되었는데, 그중 두 개는 오전에 진행되었다. 우선 한국준비위원회 총괄기획부장인 이대행 선교사가 ‘제4차 로잔대회 한국 준비위원회 준비현황’에 대해 발제했다. 한국에서 대회를 열기로 결정된 후, 대회 일정과 장소를 정하고 주제가 정해지기까지의 과정, 참가 신청을 받기 시작한 후 현재까지의 준비 상황이 꼼꼼히 소개되었다. 이어서 한국로잔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제4차 로잔대회 프로그램 위원인 한철호 목사가 ‘제4차 로잔대회 프로그램 및 Q&A’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한철호 목사는 7일간 진행될 세세한 일정을 소개하고, 각 프로그램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했다.
점심 식사와 친교 후 오후에는 한일장신대학교 신약학 교수를 역임한 포항제일교회 담임 박영호 목사가 ‘사도행전 프로페짜이 및 공동설교’에 대해 온라인으로 강연했다. 이어서 한국로잔위원회 총무이자 제4차 로잔대회 신학위원인 서울신학대 최형근 교수가 ‘제4차 로잔대회 신학문서’의 구성과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최형근 교수의 강연 후에 그의 발제를 바탕으로 참석한 신학자들이 질문하고 최형근 교수가 답변하는 ‘Q&A 및 전체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오후 일정을 마친 후 저녁 식사는 초안이 작성된 서울대회 문서들을 개정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온누리교회에 머물고 있던 국제 로잔 신학위원들과 함께 했다. 식사 후에는 이들과 함께 모여 문서들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질문하고 대화하는 ‘제4차 로잔대회 신학문서 토론’이 이어진 후, 모임을 마무리했다.
발제를 통해 알게 된 4차 로잔대회의 몇 가지 특이점이 있다. 우선, 대회 공식 명칭이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로 바뀌었다. 원래는 ‘2024 서울 제4차 로잔대회’였다. 그러나 인천 송도컨벤시아가 주 모임 장소이므로, 도시명 ‘인천’이 추가되었다. 둘째, 대회명이 변화되었듯, 주제에도 변화가 있었다. 원래는 4차 대회 주제가 ‘교회여, 그리스도의 통치를 선포하자’(Let the Church Declare His Reign)였다. 그런데 이 주제가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로 바뀌었다. ‘나타내자’(display)와 ‘함께’(together)가 추가되었다. 이 두 단어를 포함시킴으로써 서울대회는 2010년 케이프타운대회의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계에’라는 구호에 담긴 총체적 선교 선언을 계승하려는 것 같다. 셋째, 현재 대회 참석 의사를 밝힌 이들은 222개국 5,000명 정도다. 지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나라 출신의 그리스도인이 대회에 참석한다. 이들의 직업은 목회자, 선교사, 기업가, 정치인, 직장인, NGO, 예술가, 법률가, 교육자, 환경운동가 등으로 다양하다. 목회자와 신학자, 선교사 등 기독교 사역자 집단이 아닌 이들이 많다는 것은 국제 로잔이 복음과 선교의 총체성이라는 정신에 맞게 참석자를 선별했음을 보여준다. 넷째, 오후 세션은 12개 지역 및 국가별 모임과 25개 이슈 그룹 토론으로 채워진다. 25개 이슈는 현대 복음주의 선교가 당면한 주제의 다채로움을 보여준다. 이들 25개 이슈는 7개 대주제, 즉 ‘복음전파,’ ‘디지털 시대의 사역,’ ‘인간됨에 대한 이해,’ ‘다중심적 선교사역,’ ‘선교와 거룩함,’ ‘공동체에서 증인되기,’ ‘사회적 상호교류’의 하위 주제들이다. 눈에 띄는 것은 4차산업혁명를 맞은 오늘날의 사회변화를 ‘디지털 시대의 사역’이라는 새로운 대주제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AI와 트랜스휴먼, 성과 젠더 등 과학혁명과 성혁명 이슈도 ‘인간됨에 대한 이해’라는 범주로 다룬다. 다섯째, 저녁에는 화요일부터 5일 간 하루씩 세계교회가 당면한 선교적 현실을 회개, 성찰, 기쁨(로잔 50주년 희년), 갱신, 화해라는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목요일에는 대회 호스트인 한국교회가 ‘갱신’이라는 주제로 저녁 모임을 주관한다.
모임에 참석하여 발제를 듣고 질의응답에 참석하면서 다음 몇 가지를 생각했다. 우선은 대규모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한국준비위원회의 수고에 감사를 표하고 싶어졌다. 로잔 정신과 딱히 연관이 없어 보이는 몇몇 대형교회가 대회를 이벤트처럼 준비한다는 비판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왕이면 로잔 정신을 공유하는 더 많은 중소교회와 단체들이 함께 협의체를 조직해서 한국 기독교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대회로 준비하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수년간 준비하며 진행한 만큼, 한국준비위원회를 주도하는 교회와 사람들이 대회를 계기로 로잔 정신에 더 공감하고 변화에 동참하게 되기를 바란다. 2010년 케이프타운 대회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역사적 경험을 반영하는 ‘화해’ 이슈가 대회의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부각된 것과는 달리, 남북 분단과 통일, 저출산과 인구소멸 같은 한국의 특수 현실이 주제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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