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양육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어 하며, 어떻게 하면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키울지 고민한다. 바움린드(Diana Baumrind)라는 아동발달학자는 자녀가 건강한 마음으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의 양육행동을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양육행동을 구성하는 핵심 요인으로 ‘애정’과 ‘통제’라는 두 축을 제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양육행동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첫 번째는 ‘무관심한’(neglecting) 유형으로 자녀를 향한 애정표현도 낮고, 적절한 규범과 규칙을 가르치는 통제도 낮은 경우이다. 이러한 유형의 부모는 자녀에게 무심하고 거부적이며 자녀의 다양한 필요에 반응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허용적’(permissive) 유형으로 애정의 수준은 높지만 통제가 지나치게 낮은 경우에 해당한다. 자녀가 겪는 어려움을 부모가 대신하여 해결하려고 하며, 마땅히 배워야 하는 행동 규칙을 지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세 번째는 ‘권위주의적’(authoritarian) 유형으로 높은 수준의 통제를 보이지만 애정의 수준은 낮은 유형이다. 자녀에게 엄격한 규칙을 제시하고 순종을 강요하지만, 자녀가 보이는 다양한 요구와 정서적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네 번째가 바로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유형인 ‘권위 있는’(authoritative) 유형이다. 애정과 통제의 수준이 모두 높은 유형으로, 부모는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서적 필요를 채워주는 동시에, 합리적이고 일관된 기준으로 행동 규범을 제시하고 지도한다. 많은 연구결과들은 권위 있는 양육행동을 보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동들이 자존감이 높고 독립심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들을 통해 자신의 요구를 표현할 수 있게 됨을 보여준다.
이처럼 ‘애정’과 ‘통제’는 자녀 양육에서 무엇 하나 간과되어서는 안 될 요인인데, 우리는 그 중요성과 원리를 성경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권위 있는 양육행동을 기반으로 자녀의 긍정적인 발달을 촉진할 수 있는지 말씀에 근거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기본적인 태도는 사랑에 기반한 ‘존중’이어야 한다. 불필요하게 자녀를 노엽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 맡기신 자녀에 대한 존중의 태도가 아니다. 필자의 임상 경험에 비추어보았을 때, 최근 들어 자녀를 괜스레 노엽게 하는 부모들은 대체로 자신의 정서를 조절하기 어려워 자녀에게 분출하는 경우, 혹은 자신의 욕구를 투사하여 자녀의 사회적 성취를 압박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부모 자신은 불완전하므로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가 자녀를 지도하는 기준이 된다면, 이는 비일관적인 훈육과 비존중이 될 수 있으며 자녀에게 분노와 좌절 등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의 감정과 욕구가 아닌 ‘주의 교훈과 훈계’가 훈육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관되고 합리적인 기준, 즉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기준이 양육의 방향성이 될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내려놓고 ‘존중’의 태도로 자녀를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
자녀에 대한 존중은 곧 자녀가 원하는 대로 마냥 허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맡기신 사명은, 자녀가 어릴 때부터 ‘마땅히 행할 길’, 즉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따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가르치라’라는 표현은 수동적인 태도나 방임적인 접근과는 거리가 있다. 자녀가 반드시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에 대해 부모가 먼저 인지하고, 삶으로 보여주며, 반복적으로 지도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촉구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올바른 행동을 지도하는 훈육, 즉 바움린드가 강조한 ‘통제’가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져야 함을 뒷받침한다. 자녀에게 충분한 애정을 제공하더라도 분명한 행동 기준이 함께 제시되지 않는다면, 자녀는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 모호해지고, 이는 곧 정서적 혼란과 자기 조절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정과 통제가 함께 제시되는 권위 있는 양육을 통해 자녀에게 말씀의 기준을 세워준다면, 자녀는 일생동안 지키게 될 신념체계와 행동 양식을 형성해갈 수 있을 것이다.
3)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신 6:6-7)
부모는 자녀의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중요한 안내자이며, 영향력 있는 롤모델이다. 신명기의 말씀은 자녀에게 삶의 기준과 원칙을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부모 자신이 그러한 가르침에 부합한 삶을 먼저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상담 현장에서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위해 부모들을 코칭할 때, 가장 중요한 원리로 강조하는 것이 바로 관찰을 통한 학습, 즉 모델링의 효과이다. 아이들에게 있어 부모는 매우 매력적인 행동 모델임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부모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신앙적인 삶을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삶으로 신앙을 보여주고,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말씀을 삶의 우선순위로 두며 반복적으로 지도할 때, 자녀는 그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바움린드가 제시한 ‘애정’과 ‘통제’라는 두 축은 성경의 가르침과도 깊이 맞닿아 있으며,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맡기신 자녀를 어떻게 양육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를 제공해준다. 부모는 자녀를 일방적으로 통제하거나 반대로 무제한적 자유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 안에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 안에서 자녀가 책임감을 길러갈 수 있도록 돕는 균형 잡힌 양육을 실천해야 한다. 결국, 권위 있는 양육은 하나님 앞에서 자녀를 위탁받은 청지기로서의 태도이며, 부모의 성숙한 자기 조절과 말씀에 근거한 양육이 자녀의 긍정적 발달을 이끄는 가장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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