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따뜻해진 공기에 괜시리 마음이 상기되는 5월이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온 초봄이 어디 갔냐싶게 푸르른 이파리로 가득한 캠퍼스를 볼 때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움을 묵상하게 된다. 새순이 돋아나고 뻗어나가는 연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가 꼭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하나님은 이토록 아름답게 세상을 창조하셨는지! 아름다움을 주심에 감사하게 된다. 이처럼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삶은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의 삶이다. 주님의 평안을 누리고, 하나님 안에서 형제 됨을 느끼며, 다시금 봄이 오게 하심이 감사하다. 나는 현재 캠퍼스에서 CCC(대학생선교회)의 순장, 서울대 기독인 연합의 기독 신문 <진리는 나의 빛> 기자, 서울대 기독학생 북클럽(학부)의 일원으로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멤버십을 통해 학교 안 여러 측면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더 배워나갈 수 있다는 것 또한 크나큰 기쁨이다. CCC에서는 순장으로 섬기며 순종의 기쁨을 누린다. <진리는 나의 빛> 기자를 통해서는 서울대학교 내의 여러 간증을 듣고 전할 수 있어 기쁘다. 기독학생 북클럽을 통해서는 세상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에 감사하다.
그러나 캠퍼스에서 그리스도인 대학생으로 사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공부와 과제, 근로와 CCC에서의 섬김 등 바쁜 일정으로 개인 경건 생활을 놓치기도 하고 고난과 시험으로 지치기도 한다. 서울대학교는 특히나 메마른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복음이 자리 잡기 힘든 캠퍼스인 것 같다. 학생들의 마음은 굳게 닫혀있고 캠퍼스에서 예배 장소를 빌리기조차 힘들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캠퍼스의 상황을 바라볼 때면 막막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캠퍼스에서 하나님을 따라 사는 삶은 나에게 너무나 좁은 길이기에 왕왕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더라도, 고통으로 신음할 때에도 주님께서 우리를 떠나시지 않음을 알지만 나는 너무나 쉽게 하나님을 떠나게 되는 것 같다. 말씀을 놓치고 살 때도 있고 죄에서 돌이키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나 연약한 나이기에 더더욱 하나님의 선하심을 바라보게 된다. 사실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신다. 길 잃은 어린 양인 우리를 친히 찾아오셔서 구원하시고 사랑과 기쁨을 누리게 하시는 영원의 하나님이시다. 그렇기에 나는 무너짐에도 하나님의 붙드심으로 다시 일어나고 어려워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며 살 수 있다. 하나님을 떠난 나를 붙들고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시는 예수님께서는 동역자와 믿음의 가정을 통해 나를 다시 주 안으로 부르신다.
소속 선교단체와 교회의 동역자를 통해서 돌이키게 하시며 믿음의 가정을 통해 나를 하나님 품 안에 안기게 하신다.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은 이들의 사례를 보았을 때, 중풍병자는 네 명의 친구가 지붕을 뜯어 예수님께 내려보냈기에 치유되었으며(막 2:3-5), 가나안 여인의 딸은 어머니가 믿음으로 예수님께 간절히 구했기에 병에서 나을 수 있었다(마 15:21-28). 따라서 우리는 믿음의 동역자와 가족의 중보를 통해서도 주님께 구원받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특히나 믿음 공동체의 최소 단위는 믿음의 가정인 만큼 하나님 안에서 지어져 가는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낀다.
나는 수능이 끝난 뒤 하나님께서 내 삶을 주관하심을 깨닫고 예수님을 영접하였기에 고등학생 시절까지는 비록 모태신앙이었지만 믿음이 없었고 하나님을 찾지 않았다. 뒤늦게 하나님을 만났음에도 모든 상황 속에서 주께서 나를 지키셨음은 어머니의 기도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이 된 후 시험에 들어 마음이 곤고한 때에도 어머니는 내가 하나님 안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늘 기도하시고 나를 권면하셨다. 어머니는 나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나의 아픔을 품고 위로의 기도를 하시며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항상 감사의 기도를 해주신다. 서울대학교에 기적적으로 합격했을 때, 치료받고 있던 병이 3년 만에 치료 종결되었을 때 어머니께서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나와 함께 드리시던 모습은 내가 하나님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온기였다. 고등학생 시절 하나님이 너무나 미울 때가 있었다. 나에게 고난을 주시는 이유를 이해할 수도 없었으며 차라리 하나님이 없는 게 낫다고도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어린 마음에 어머니께서 항상 틀어놓으시던 찬양이 짜증 나곤 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집 안에 울려 퍼지는 찬양을 나도 모르게 따라부르곤 한다. 집 안에서 하나님을 함께 찬양할 수 있기에 기쁘고 어머니께서 기도해주심에 감사하다. 그렇기에 내 일상 속에 스며드는 하나님을 만나는 가장 기본적인 곳은 다름 아닌 가정이고, 그 소중함에 너무나 감사하다.
믿음의 가정 안에 살더라도, 하나님께서 끝까지 나를 놓지 않으셔도 나의 대학 생활에는 아직도 두려움이 있다. 내가 해내지 못할 것만 같은 것들, 그리스도인이기에 부딪히게 되는 것들, 겪게 될 아픔과 무게를 마주치기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내가 하나님의 붙드심에 힘입어 나아갈 것은 분명하다. 믿음의 가정을 함께 기도로 세워가고, 동역자와 함께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며, 주님과 함께 캠퍼스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도록 기도와 예배로 세워갈 것이다. 선뜻 다가온 봄과 같이 주님의 나라가 우리의 가정에, 학교에, 그리고 우리 안에 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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