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전국을 다니며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과 청년, 직장인들을 만나 꿈과 비전을 이야기하는 ‘진로 & 취업’ 전문강사이다. 학교와 기업을 다니며 마이크를 드는 이 직업은 상당히 멋진 일이다. 나의 강연을 듣거나 상담을 마친 누군가가 “덕분에 꿈을 찾았어요.”, “다시 일어날 힘이 생겼어요.”라며 감사를 표현할 때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행복감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하지만 여느 직업과 마찬가지로 이 멋진 직업의 이면에는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존재한다. 양질의 교육과정과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하여 매일 같이 밤을 새우고 전국 팔도를 직접 운전하며 다니기 때문에 이동량도 상당한 편이다. 치열한 시장경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고 일반 기업이나 공무원과 같은 직업 안정성을 기대하기 또한 어렵다. 그렇다고 보수가 아주 큰 편도 아니다. 이러한 직업적 현실 속에서도 내가 기쁨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나에게 ‘소명’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원래 꿈은 중등교사였다. 크게 방황하던 사춘기 시절,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 분은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었고 그리스도인이셨던 선생님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나의 인생을 기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선생님을 보며 나도 그분처럼 다른 사람에게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중등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사범대 졸업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기간제 체육교사를 하게 된 나는 직업적 방향성에 대해 큰 혼란을 경험했다. 막상 학교에서 근무를 해보니 교사라는 직업은 학급운영, 교과수업, 평가와 기록, 담당업무, 환경관리 등 학생들의 꿈과 비전을 찾아주는 것 이외에도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학생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현저하게 적다고 느껴졌다. 조금 더 누군가의 비전을 찾아주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갈급함이 있었고 이 갈급함을 가진 채로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학교를 나왔다. 나는 임용고시에 계속해서 도전할지 아니면 조금 더 누군가의 꿈과 비전을 찾아주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을지를 두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 고민 끝에 어릴 적 다녔던 교회의 담임목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목사님. 제가 3일만 교회 기도실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흔쾌하게 허락해 주신 목사님 덕분에 2박 3일간 교회 골방에 혼자 앉아 금식하며 기도했다. 무엇이 하나님께서 나를 이 땅에 보내신 목적대로 사는 삶인지 알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교회 예배당에서 새벽예배 찬양소리가 들렸다. 홀린 듯 예배당으로 가서 드렸던 새벽예배의 본문 말씀은 ‘로마서 12장 2절’ 말씀이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12:2)
머리를 망치로 강하게 맞은 것 같았다. 초, 중, 고등학생들의 희망직업 순위와 결혼 정보 사이트의 선호직업 순위에서 ‘교사’라는 직업은 항상 상위권에 있을 만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다. 나는 기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적인 교사를 하면서 적당히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소명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공부가 아깝기도 하고 나를 둘러싼 주변의 시선이 걱정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마음은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아니라 ‘나의 편함과 기쁨과 욕심’이었다. 아직 자신의 비전을 찾지 못한 이들을 전문적으로 도울 수 있는 ‘진로 & 취업’ 강사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현재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일하고 있던 교육회사 대표님께 찾아갔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교육과 앞으로의 계획을 파워포인트 20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해서 브리핑하며 무작정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다. 감사하게도 그 브리핑을 시작으로 대표님과 인연이 되어 아직도 함께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며 일하고 있다.
한 저명한 철학자가 말한 것으로 전해지는 “인생이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인생에서 선택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격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에게 중요한 것은 Choice(나의 유익을 위한 선택)가 아니라 Calling(하나님의 부르심:소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강사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체력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주변의 선배, 친구, 후배들이 선생님이 되어 교직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 때도 많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순간마다 다시 골방에 들어가서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를 떠올리며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자로 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놀랍게도 하나님께 나아가 부르짖을 때마다 가장 필요한 것을 채워주심을 통해 나를 회복시키시고 기쁨으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심을 경험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삶의 중심에 놓고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통해 역사하실 내일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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