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기독교학문연구회 2025년 춘계학술대회가 5월 31일 내가 근무하는 호서대학교 아산캠퍼스에서 ‘사회적 갈등과 기독교 세계관 : 책임과 회복’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뜻하지 않게 주제강연과 패널 토의의 사회를 보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과학자로서, 특별히 전공 분야에서 사회적 갈등의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어떠한 입장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12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그보다 1년 전인 2023년 12월 유럽연합(EU)에서는 인공지능규제법(AI Act)에 합의함으로써 인공지능에서 안전을 중시하는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를 강조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효과적 가속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가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대표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인공지능 가속개발론 대 속도조절론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AI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우리가 현재 아는 AI는 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협소 인공지능)로서 인간을 부분적으로 도와준다. 그다음 단계의 인공지능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지며 인간과 대등한 수준으로 협업이 가능한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일반 인공지능)이다. 마지막으로, 인간과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초인공지능)가 있다. 현재 Open AI의 Chat GPT와 다음 버전인 GPT4.0, GPT Turbo 등은 아직 ANI에 해당하지만, AGI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영화로만 보던 것이 우리 시대에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세계 최고의 IT기업의 수장들은 향후 5년 내에 AGI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AI의 발전단계를 5단계로 설명하면서, 1단계 챗봇(ChatGPT), 2단계 추론가(DeepSeeK), 3단계 AI agent, 4단계 혁신가, 그리고 마지막 5단계에는 조직수준의 역할을 담당하는 AI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 6월 현재의 수준은 2.5단계로 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5년 5월 13일 전체 직원의 약 3% 해당하는 6,000명 이상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1만 명 해고 이후 최대 규모 감원이다. 6월 3일에는 직원 300명을 추가로 내보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인원 감축 결정에 대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AI 지출을 보전하기 위한 여러 비용 절감 조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AI를 개발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본인들이 만든 AI로 인하여 대규모로 해고되고 있다. 이는 비단 MS만의 일이 아니다. 대부분 미국의 빅테크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테크기업과 관련된 미국의 상황이 2년 정도 후행되어 왔음을 감안하면 2027년에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제, 인공지능을 진지하게 성찰해 보아야 한다. 이스라엘의 학자이자 <사피엔스>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유발 하라리는 2024년 그의 신작 <넥서스>에서 AI에 대한 인류의 인식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경고를 하였다. “지금까지의 인류의 발명품과 AI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존의 발명품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단지 인류의 도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AI는 도구가 아니고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적 특성이 있어서 인류문명의 통제권이 AI로 넘어갈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지식산업 분야의 일자리 붕괴, 향후 ‘물리적 AI’(Physical AI: 로봇)가 등장하면 노동 분야의 일자리 붕괴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금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취하여 인류의 통제권 및 운명을 스스로 AI에게 넘겨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과학기술인, 지식인, 시민단체, 정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 AI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붕괴, 디지털 격차 등 사회적 갈등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AI 안전주의의 입장으로 검토해야 한다. 특히, 그리스도인 과학기술인은 지금의 AI 개발에 대하여 기술의 측면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의 유발과 이의 해소방안까지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판단능력을 갖추어 새로운 문명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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