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지방소멸’, 낯설지만 섬뜩한 단어이다. 지방이 없어진다니? 지방이 어떻게 없어진다는 말인가? ‘지방소멸’이라고 해서 있던 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 지역이 공동체로서 기능을 유지하려면 일정 규모의 인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지방소멸’이란 인구가 줄면서 학교, 병원, 교통, 일자리, 공동체 문화 등 시·군·구의 생활기반이 붕괴되어 마을이나 도시는 껍데기만 남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202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시군구 가운데 57%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데, 지역별로 보면 전북, 전남, 경북, 강원은 약 90% 내외의 시·군·구가 인구 소멸 위혐 지역에 속하고, 충남과 충북은 80%, 경남과 부산은 70%, 대구와 대전은 각각 44%와 40%, 인천과 울산과 경기는 30% 이하의 지역이 소멸 위험 지역에 속한다.
그 가운데서도 소멸지수 0.2 미만인 소멸 고위험 지역은 강원, 경북, 전북 등의 내륙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2047년이 되면 서울 수도권과 경남 산업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이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소멸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이고, 둘째는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5명에 불과하다.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인 멸종’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저출산과 함께 고령화도 심각하다. 2024년 12월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1,02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0%를 차지하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신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곧 인구 감소로 이어진다.
수도권 집중도 지방소멸의 주요 요인이다. 2024년 12월 통계청 기준으로 수도권 인구는 2,630만 명으로 총 인구 5,175만 명의 50.8%였다. 비수도권 인구는 2,545만 명으로, 수도권이 약 85만 명 더 많았다. 1999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45.9%, 비수도권은 54.1%였으나 격차가 점점 줄어들다 2019년 골든크로스를 지나면서 수도권이 역전했고, 이후 격차가 확대되며 지방소멸 압박은 더 커지고 있다.
지방소멸은 자연스럽게 지방 교회의 위기와 직결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한국교회총연합이 실시한 ‘한국기독교 교세 추계 현황’에 따르면, 전국 그리스도인 수는 2025년 825만 명에서 2050년 560만 명으로 약 32%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경북권은 48%, 경남권은 47% 줄어들어 영남 지역은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호남권도 36%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충청권은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지만, 그래도 각각 29%와 27% 감소가 예상된다.
결국 지방소멸은 거대한 사회적 흐름이기에 교회 역시 피할 수 없다. 교인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교회를 유지하지 못할 정도의 소수만 남는 교회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 남아 있는 교인들도 주로 노년층이어서 교회의 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방에 여전히 사람이 존재하는 한, 교회는 선교적 차원에서 여전히 필요하다. 이 거대한 변화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대응할지, 전환기의 지혜와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취급방침 | 공익위반제보(국민권익위)| 저작권 정보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 거부 | 관리자 로그인
© 2009-2025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고유번호 201-82-31233]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56길 8-13, 수서타워 910호 (수서동)
(06367)
Tel. 02-754-8004
Fax. 0303-0272-4967
Email. info@worldview.or.kr
기독교학문연구회
Tel. 02-3272-4967
Email. gihakyun@daum.net (학회),
faithscholar@naver.com (신앙과 학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