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현재 우리나라는 지방소멸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47년부터는 우리나라 모든 지역이 소멸의 위험 단계에 들어간다고 한다. 특별히 한국의 지방(도시/농촌) 사회가 직면한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심화 문제는 지방에 소재한 교회에 역할의 큰 변화와 존재의 의미에 관한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기존의 방식으로만 세상을 대하고 접근하는 것으로는 교회의 청지기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이번 호 ‘사람 사이’는 지방소멸 시대에 지역교회 현장에서 귀한 사역을 하고 계신 두 분 목사님의 말씀을 통해서 현장의 사례와 혜안을 얻고자 한다.]
상단 왼쪽부터 김반석, 김정운, 한석봉
- 인터뷰어 : 김반석(도쿄대 대학원 인문사회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 일시 & 장소 : 2025년 9월 3일(수), ZOOM 회의실
김반석 : 목사님들 안녕하세요. 우선 섬기고 계신 현장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운 : 저는 현재 천안 광덕교회를 29년째 섬기고 있습니다. 천안 남쪽에 세종시와 경계 지점에 있는데요. 29년 전 미리 가 보지도 않고 부임했습니다. 처음에는 도농 직거래를 함께 도와줄 생각이었는데요. 정작 부임하니 교인 분포도가 농업 40%, 상업 30%, 직장인 30%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농업만 돕는 사역이 아닌, 지역사회 봉사를 병행하는 사역을 했습니다. 우선 교회 대문을 헐어서 입구를 넓게 만들었고, 경로잔치, 바자회, 독거노인 반찬 배달, 공부방 운영, 환경 보호, 교회 앞 냇가 쓰레기 치우기, 찜질방 운영, 교회부지 무상 제공, 그리고 천안시 지원으로 건립한 노인들을 위한 실내 게이트볼장과 복지관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령화로 봉사자들이 줄어들어 운영을 절반 정도만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석봉 : 우리 충주 전원성결교회는 충북 충주시 동량면 사천 후동길에 있습니다. 이른바 사천 마을이라고 하는데요. 모래가 많은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밭을 갈아도 돌이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마을의 가구 수는 약 150가구에 주민은 약 350명가량입니다, 홀로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더러 30-50대도 있지만 거의가 70-90대의 노령 인구가 대부분입니다, 교회는 60여 명의 성도들이 있고 어린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의 농작물은 그전에는 사과 농사와 담배 농사가 주였고 기타 여느 농촌 마을과 비슷한 환경입니다.
김반석: 한국사회에서 ‘지방소멸’ 담론이 널리 이야기된 지도 이제 10년이 되어 가는데요. 목사님들이 계신 지역 현장에서 실제로 체감되는 인구 변화나 지역 공동체의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요?
김정운 : 우리 지역은 사방이 산에 둘러싸인 소농지역인데요. 부임 후 지금까지 96명 교우들의 장례를 모셨고요. 70세 이상 교우들이 거의 72% 정도입니다. 면(面) 관내에 초등학교가 세 개 있는데 모두 합해도 학생이 60명이 안 됩니다. 주민들이 농사만 지어서는 생활 유지가 안 되기에 주변 농공단지, 아파트 및 회사 청소나 경비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석봉 : 먼저 마을에 노령 인구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지역에 동량면과 금가면 두 개 면이 있고 초등학교 세 개, 중학교 하나가 있는데요. 조만간 통폐합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그럭저럭 운영해 가는 중학교의 학생 수가 약 40~50여 명 정도입니다, 계속 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24년 우리 면에서 3명의 아이가 태어났다고 하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교회의 상황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는데요. 코로나19 전에는 100여 명의 성도가 예배를 드렸는데요. 이후에는 60여 명의 성도만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돌아가시는 성도는 많은데 태어나는 아기나 유입되는 성도는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그래도 1년에 3-4명 정도 꾸준하게 전도가 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가 2003년에 이곳에 처음 부임했을 당시 1년에 6-7회 정도의 결혼식 주례를 섰다면 지금은 그 정도 장례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김반석: 목사님들은 지역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 교회가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예배 공동체, 재정, 지역 관계 등 구체적인 차원에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정운 : 우리 교회는 교인 수나 재정 형편이 상대적으로 좀 나은 편입니다. 저는 3년 전 농어촌교회 현실을 아는데요. 현장 목회자들의 요청을 받은 총회가 ‘총회 농어촌교회특별위원회’를 조직해 주었는데요. 그때 제가 위원장을 맡아 첫 사업으로 총회 내 3,100개 농어촌교회의 실태조사를 했는데요. 그 어려운 현실을 압니다. 약 2천의 교회 목회자들이 설문에 응답해 주었는데요. 간략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2023년 주일 평균 출석 성인 교인 수는 10명 이상 20명 미만이 25.9%로 가장 많았고요. 20명 이상 30명 미만이 18.2%, 10명 미만이 13.8% 순이었습니다. 합계로 보면 30명 미만 출석 교인 수 비율은 약 60%입니다. 주일예배 참석 교인 중 성인 비율은 60~70대가 67.1%로 가장 많았고 20~30대가 1.7%로 가장 적었습니다. 재정 규모는 연간 1천만 이상 2천만 이하가 19,6%, 2천만 이상 4천만 미만이 15,2%, 6천만 이상 1억원 미만이 16,2%로 나왔습니다. 따라서 4천만 원 미만이 약 35% 정도로 통계가 잡혔습니다.
한석봉: 예배 공동체로서 교회는 아직 별 어려움은 없습니다, 성도들 모두가 신앙생활을 잘 하고 계시고, 전도한 분들 또는 귀촌하신 분들도 계속 있어서 재정도 아직은 어려움이 없습니다, 지역과의 관계도 그동안 꾸준히 해 온 것이 있어서 사역에 어려움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인 것 같아요. 현재까지는 기존 세대가 그럭저럭 버텨 주고 있지만 5-10년 후에는 큰 어려움을 예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충주 전원성결교회 전경
김반석 : 변화하고 있는 지역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알고 계신 교회나 목회자가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사역 방식이나 접근들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운 : 제가 보기에는 전통에 따라 물 흐르듯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많지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자비량 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마을이 곧 교회다”라는 정신으로 마을공동체를 이루어 목회하는 분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친환경 농사 공동체, 행정기관에서 지원받아 운영하는 프로그램, 협동조합, 도시락 제공, 반찬 배달, 아동센터 등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기도 합니다.
한석봉 : 글쎄요. 각기 다양하게 사역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일일이 이 지면을 통해서 소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 방송인 CGN이나 여러 방송에서 많은 교회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변화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고 또한 환경이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그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반석 :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는 교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경험하신 지난 10년간의 변화 흐름은 어떠하셨는지, 또 지방도시와 농어촌에서의 차이는 어떠하다고 보시는 지도 진솔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운 : 제가 섬겼던 기관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의 답변에 따르면, 10년 후 농어촌교회는 현재보다 교인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44.4%, 그대로 유지가 어려워 인근 교회와 통합하거나 폐지될 것이라는 응답이 11.4%로 나왔습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농어촌교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도 ‘농어촌교회에 희망이 있는가’라는 설문의 답변에서는, 목회자의 역량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이 38.1%, 신앙으로 극복할 수 있다가 24,8%, 희망이 없다는 응답도 23.2%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외부적인 요인 중에 1순위는 농어촌 인구 감소가 46% 가장 많았고, 인구 고령화는 43,2%, 소득 감소는 2,5%로 나왔습니다. 교회 내부적인 요인은 교인 감소가 37,9%, 고령화가 35,4%, 열악한 교회 재정이 13,5%의 순서로 나왔습니다. 이렇듯이 고령화는 곧 교인 감소로 이어지기에 심각할 수밖에 없지요.
한석봉 : 먼저 우리 교회는 그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봅니다. 물론 2003년 부임 당시, 교회가 너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부임했고 성도들조차 거의 없었기 때문에 아마 체감되지 않은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러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했던 것이 농사였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농사가 지역주민과 소통의 창구가 되고 그로 인해 교회가 변화하고 성장하고 더불어 지역사회를 변화시켰으니까요. 저에게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면 단연 주민들의 고령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30대 후반에 와서 현재 60대가 되었으니까 같이 늙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또 마을에서 아이들이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변화일 것입니다. 제가 부임했을 당시는 교회에 아이들이 30여 명 있었는데요. 그 아이들이 성장해서 대부분 외지로 나갔고, 그 세대 이후 마을에는 아이들이 사라졌다는 것이지요.
김반석: 교회가 단순히 전통적인 ‘신앙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지역사회의 소멸 위기에 대한 대안 공동체로서의 어떤 역할이 가능하며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한석봉 : 우리 지역에는 충주, 제천, 음성 등이 있는데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대부분 교회에는 초고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수 대형 교회들만 젊은 층이 유입되는데, 이 교회들은 자연히 문제의식이 없을 것입니다. 지방도시 교회들 대부분이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성결교단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방 내의 2-3개 교회만이 겨우 교회 내 각 기관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때 “농촌교회가 도시교회의 모판이다”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판인 농촌교회가 인구의 절대적 감소와 초고령화, 탈 농촌의 가속화 속에서 줄어든다면, 결국은 도시교회들이 얼마나 갈 수 있을까요? 그 결과를 가히 예측기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 지역의 동량면, 금가면 면 내에 있는 농촌교회들 거의가 비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말라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교회는 60여 명 정도가 예배를 드린다고 말씀드렸지요. 그런데 두 개의 면내에 이 정도 성도가 예배드리는 교회가 2개뿐입니다.
김반석 : 지자체 혹은 지역주민들과의 협력 사례에 대해서도 있으시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정운 : 저는 충남 보령의 시온교회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2005년부터 시작한 들꽃축제가 있었는데요. 마을 집마다 화분에 키우는 꽃이 예뻐서 한군데 모아 함께 감상하자고 제안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여러 집을 다녀보니 꽃들이 개성이 있고 전체를 헤아리니 제법 꽃의 개체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봄이 머문 언덕배기 교회 마당에 마을 화분을 모으고 사람들을 초청했는데요. 뜻밖에 반응이 좋았다고 합니다. 2007년에 700여 명 넘게 오면서부터 교회 공간이 부족해서 이원갑 장로님이라는 분께서 축산을 하다가 그만두고 약 11,000여 평의 폐 농장 부지를 개발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보령시 공모 사업인 ‘참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에 공모했는데요. 보령시에서 신청서를 낸 20개 마을 가운데 5개 마을을 선정했는데, 2008년에 2위로 선정됐고, 2009년에는 1위로 선정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공모를 거쳐서 4억 원 정도 예산을 확보하면서 수목원으로 모습을 바꾸고, 코로나19 이전까지 매년 축제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10년부터는 보령시 지역축제로 선정되면서 지역축제 예산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축제 때마다 1,300여 명이 넘는 방문객이 신죽리 수목원을 찾았고, 주변 4개 마을은 축제를 통해 도농 교류도 할 수 있었고, 농산물을 가공해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천안 광덕교회 전경
한석봉 : 이 문제는 각 농촌교회의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저의 사례를 말씀드린다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목회적 상황이나 마을 상황이 너무 열악하였고 환경도 농촌이었기에 농사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것도 유기농업이라는 당시에는 생소한 방법을 통해서였습니다. 당시 그것은 생계수단으로도 접근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보니 그런 행동이 마을 주민에게 신선한 행동으로 비추어졌습니다, 즉 목사가 농사를 한다는 것이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었기에 주민들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활동을 하다 보니, 면 농촌상담소장의 눈에 띄게 되었고, 많은 지원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즉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의 창구가 농사였습니다. 그 후로 충주시 뽕나무 작목반 반장을 5년 정도 하면서 전국의 마을을 견학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어떻게 하면 우리 마을을 변화시킬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이 생겼고, 그 덕분에 2007-2009년까지 ‘건강장수마을’을 유치해 당시 1억 5천만 원으로 3년 동안 사업을 진행해 마을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리고 2006년부터 2024년까지 19년 동안은 신촌성결교회와 도농 교류를 통한 여름 사역을 통하여 마을을 변화시켰습니다, 이 사역이 알려지면서 교단을 초월하여 많은 교회들이 7-8월 동안 우리 동네를 찾아 많은 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변 마을의 부러움을 샀고 교회를 다니려면 전원교회를 가라는 말까지 생겼습니다, 2007년에는 제가 속한 성결교단의 지원으로 트랙터를 구입해서 마을 어르신들 15명 정도의 밭과 논을 갈아드렸습니다.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그 어르신들이 스스로 교회에 오기도 하였습니다, 2020년부터는 트랙터를 더 큰 것으로 바꾸어서 겨울철 마을의 제설작업도 섬기고 있습니다. 많은 도시교회가 여름에 찾아와서 농사는 물론이고, 마을의 많은 필요한 부분들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고추 따기, 참깨 수확. 어르신들의 집을 수리해 드리는 러브하우스. 또 6월에 오는 단체들은 감자 수확, 독거노인들 반찬 봉사, 이 미용 봉사, 의료봉사 등을 하고, 겨울철에 오는 단체들은 영양제 봉사 등을 하면서 수많은 사역을 펼쳤습니다. 그래서 결국 다른 마을들이 정말 부러워하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교회에도 마침내 부흥이라는 것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처음 부임했던 2003년에 출석 성도가 9명이던 교회가 20016년에는 마침내 101명이나 되는 교회가 되었습니다.
김반석: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농촌·구도심 교회가 앞으로도 계속 존재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이를 위해 전체 한국 교회가 함께 동역하거나 힘을 보태고, 붙들어야 할 신학적·목회적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김정운 : 먼저 교단 총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농어촌교회는 도시교회 못자리다”라고 강조만 하지 말고 총회와 도시교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농어촌교회와 상생할 수 있는 길에 지혜를 모았으면 합니다. 도시교회나 총회가 지방의 교회나 노회 간에 협의체를 만들어 정기적인 강단 교류, 농산물 유통구조, 장학금 지원, 성경학교 지원 등에 관심을 가지고 그 길을 찾으면 가능할 것입니다. 농어촌은 식량안보, 기후위기, 환경정화 등 하나님의 창조 질서 보존에 선두자입니다. 농민들에게 보조금 형태로 직불금 등으로 지원하지만 그 액수가 매우 적기에 생활 안정에 근본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농사만으로 경제성이 없기에 국가 및 지자체에서 농어민 기본소득을 지원해 최소 생계유지를 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뜻을 두고 귀농하는 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생활이 안정되면 교회도 함께 안정될 것이며 귀농자들과 아이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레위기 19장 10절의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라는 계명을 원리로 삼을 때, 우리는 이웃들, 동족뿐 아니라 약자와 가난한 자, 나그네와 외국인 등을 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사도행전 2장과 4장은 유무상통 공동체를 잘 말해줍니다. 성령강림 후 예루살렘의 일부 구성원들이 자신의 집과 땅을 팔아 공동체에 희사하였고, 필요에 따라 나눠 쓰니 그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지방의 농촌교회를 경제의 논리로만 보지 말고 생명 보존, 생명 살림의 가치로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꿈을 꿉니다. 기후위기, 환경 파괴 등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 생명의 보고인 농어촌 말고 다른 대안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또 저는 이사야 선지자의 외침대로 매일 기도합니다. 다시 한번 농어촌 인구가 늘어나고 교회 주일학교도 살아나고, 찬양대도 살아나고, 영아, 유아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은 교인들이 늘어나 이리저리 심방 하기에 바쁘고, 장례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 주례도 하고 백일, 돌잔치에 가서 축복 기도해 주는 꿈, 지극히 평범하지만 이 소중한 꿈을 말입니다.
한석봉 : 제 생각에 아마 인구 소멸의 상황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지 않고 있고, 결혼을 꺼리는 상황에서 불 보듯 한 일이지요. 그럼에도 “교회는 존속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지만, 교회는 존속해야 합니다. 인구가 전혀 없다면 모를까. 한 사람이라도 있는 곳에는 교회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해외 선교를 합니다, 오지를 찾아가고 발길이 거의 닫지 않는 곳까지 찾아가고 있습니다, 왜지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의 한국 농어촌, 산촌교회는 어떨까요? 다시 말하자면 맹목적으로 그렇게 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제는 지방교회, 농촌 목회자들을 그 상황에 맞게 길러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자면 농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농사의 전문지식과 신학, 또는 사회복지와 농촌목회 등과 같이 현장 맞춤형의 전문적 농촌 목회자들을 양성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동시에 농촌으로 가는 목회자들 스스로도 이념과 사상이 정립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농사를 짓는 들판에서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곳에 왜 왔는지, 하나님께서는 왜 이곳 농촌, 즉 흙으로 보내셨는지를 성찰하면서 이른바 ‘농촌목회신학’이 정립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목회는 더 행복해졌고, 오직 감사뿐임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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