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호빗>이 선물한 교훈과 지혜

<호빗>(The Hobbit) / J. R. R. 톨킨 / 이미애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2.
<호빗>은 안락함을 즐기던 골목쟁이네 빌보가 마법사 간달프와 열세 명의 난쟁이들과 함께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보물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모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책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호빗>을 통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얻을 수 있는 첫 번째 교훈은 물질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갖자는 것이다. 보물은 <호빗>을 관통하는 하나의 큰 주제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작용한다. 소린은 성에 산처럼 쌓여있던 보물에 눈이 멀어 혼자서 ‘독차지하려고’ 했다. 우리는 재물을 가지고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다. 돈을 쌓아두면 쌓아둘수록 더 가지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 결국 보물을 탐내던 소린은 다섯 군대 전투에서 창에 맞아 죽게 되었다. 권력과 재력을 한 번 맛보고 돌이킬 수 없게 되면 그 최후가 비참함을 소린을 통해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재물을 욕심내지 않고 지혜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
첫째, 우리는 재물을 쌓아두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야 한다. 소린과 바르드는 모두 용이 가지고 있던 보물을 되찾을 정당한 권리가 있었지만, 둘에게는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보물을 어떻게 다루었는가의 차이였다. 소린은 보물을 독점하고 소수에게만 이를 나눠주려고 했지만, 바르드는 전쟁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전쟁을 도운 모든 종족에게 보물을 나누어 주었다.
탐욕스러운 용 스마우그는 그저 보물을 쌓아두기만 했고, 소린은 보물을 나눠주지 않고 자신만이 독차지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바르드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보물을 나눠주었다. 결국 스마우그와 소린은 죽게 되었고, 바르드는 용을 죽임으로써 막대한 영광과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 이는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둘째, 우리는 공급하시는 이가 주님이심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호빗>이라는 책의 내용만 보면 어떻게 '모든 것을 공급하시는 이'를 떠올릴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추측해볼 수 있다. 난쟁이들이 여정을 시작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잃어버린 보물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그것은 소린의 보물이었을까? 그것은 소린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산 아래 왕으로 있던 시절 모아둔 재산이다. 세습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소린이 보물을 취득하는 것은 합당하다. 그러나 그들이 재산을 축적해두지 않았더라면 소린은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기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걸 되찾으려는 여정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한 번 우리에게 적용해보자. 우리는 구원을 스스로 이룰 수가 없다.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하지 않으면 우리는 천국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한다는 것은 내 삶의 주인 되신 분이 주님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분의 손에 우리 삶을 맡겨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하시는 이도 가져가시는 이도 모두 주님이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창조와 타락, 구속과 부활은 기독교 세계관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키워드다. 그중 이 이야기는 구속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린이 여정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조상들의 보물 때문이었던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모두 은혜 덕분이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우리의 노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를 채워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나는 모태 신앙이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니고 교회 반주로 섬기면서 내가 교회를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정말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 있냐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그럴 때마다 대답하지 못하기 일쑤였다. 빌보는 어째서 모험 전과 후로 인생이 달라졌는가? 나는 왜 결단한 이후 달라지지 않았는가? 그것은 바로 실천의 유무에 있었다. 야고보서에 나오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는 말씀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는 노력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그런 의구심을 품어왔던 것은 전부 실천하려 하지 않고 나를 발전시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과거의 나의 행동이 문제였다.
나는 빌보가 본받을 점이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처음에는 빌보도 스스로의 의지로 모험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모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수많은 일을 경험하고 위기를 극복했다. 그는 큰 변화를 겪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빌보는 간달프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자네는 예전의 그 호빗이 아니라네.” 나는 내가 이러한 말을 듣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제는 실천할 차례다. 주님이 나의 구주이신 것을 다시 한번 굳게 믿고 예전의 나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세상의 것을 좇지 않고 주님이 내게 원하시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
<호빗>은 단순한 판타지 소설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귀중한 거울이었다. 물질에 대한 올바른 태도, 하나님의 공급하심에 대한 감사, 그리고 무엇보다 실천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제 나도 빌보처럼 변화하고 싶다. 주님이 내게 원하시는 진정한 모험을 시작하고 싶다. 그래서 빌보처럼 나도 언젠가 “너는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을 듣게 되기를 소망한다.
* 이 글은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좋은교사운동, (사)한국대안교육기관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기독 중고등학생 독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신은수 학생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본 독서대회는 지난 2025년 8월부터 9월까지 전국 기독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되었다. 선정 도서는 중등부는 <천로역정>(존 버니언)과 <사자와 마녀와 옷장>(C.S 루이스), 고등부는 <호빗>(J.R.R. 돌킨)과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 루이스) 등 4권이었고, 이 중 한 권을 선택하여 독후감을 쓰는 공모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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