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말씀과 믿음으로 뿌리내리는 나무가 되자

<천로역정> / 존 버니언 / 김미정 옮김 / 홍성사 / 2019
예로부터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뿌리의 깊이보다 눈에 보이는 성장만을 더 추구하고 상생보다는 경쟁을 더 부추긴다. 그러다 보니 잎만 무성하고 뿌리가 얕아 바람에 흔들리기만 하여도 견디지 못하고 쉽게 좌절하거나 쓰러지고 만다. 좁은 땅에서 영양분과 햇빛을 더 많이 얻으려 경쟁하다 보니 뒤처지는 나무 또한 볼 수 있다. 이런 나무들의 모습은 지금 이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다. 내면의 중심을 다지기보단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치중하다 보니 이런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쉽게 좌절하며 포기한다.
하지만 분명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사람들과는 다른 태도로 나아간다. 세상 사람처럼 겉만 멋있게 치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내면을 다져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도 고난과 시련이 닥치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버틴다. <천로역정>에서도 고난과 역경에 대처하는 그리스도인의 참된 자세를 볼 수 있다.
<천로역정> 속 멸망의 도시 속에 살아가던 ‘크리스천’은 성경을 발견한 후 하나님의 길을 찾아 떠난다. 천상의 도시로 향하는 ‘크리스천’의 여정에는 많은 역경과 시련, 유혹이 있었고 심지어 이에 굴복할 뻔한 상황도 있었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한 믿음으로 끝내 천상의 도시에 도착하여 우리의 왕이신 하나님과 영원한 삶을 살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어쩌면 멸망의 도시처럼 서서히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돈이 많아야 한다며, 외모가 예쁘거나 잘생겨야 한다며 세상의 수많은 기준을 우리에게 들이밀고, 그 기준을 도달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되어버린다. 그러는 사이 사랑은 점차 잊혀가고 세상엔 개인주의 사상이 팽배해진다. 성적으로 방탕해지며 일탈을 일삼기도 한다.
이런 지금 세상의 모습은 <천로역정> 속 ‘허영의 시장’과도 매우 닮았다. 마귀가 세운 이 ‘허영의 시장’에는 집, 신분, 명예, 정욕, 쾌락, 육체, 보석 같은 상품을 취급했고 매춘부, 사기꾼, 깡패, 도둑 등의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천상의 도시로 향하는 순례자들을 유혹하기도 하고 때로는 박해하기도 한다. 세상에서도 별다를 게 없다. 돈과 외모, 명예를 매우 중시하며, 육체의 감각을 만족시켜 주는 것들이 판을 친다.
청소년 세대의 ‘허영’은 더욱 심각하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강하고 돈 같은 물질을 추구하며 인터넷을 통해 각종 음란물을 접하며 살아간다. 욕설을 밥 먹듯이 하며 거친 성격을 가진 청소년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유행에 민감하고 세상에 물들기 쉬운 청소년들은 자연스레 세상 친구들을 따라 하게 되고 교회마저 멀리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주변에서조차 “하나님은 없어, 바보도 아니고 교회를 왜 가는 거야?”라며 교회 다니는 친구를 무시하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이런 청소년들 속에서 세상의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이런 유혹에 넘어갈 때가 많았다. 나름 착하게 생활하려 노력했지만 어느새인가 나도 모르게 세상의 청소년처럼 말과 행동이 거칠어졌다. ‘세상의 현인’처럼 하나님을 바라보기보단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나 자신에게만 집중했던 것 같다. 교회를 다니면서도 진정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교회 생활을 귀찮아하는 날도 많았다.
내가 이런 것처럼, 다른 청소년들 또한 하나님을 점차 잊어가거나 세상의 유혹에 빠지는 때가 있을 수 있다. 그럴 때마다 ‘크리스천’이 가졌던 태도를 생각해야 한다. ‘크리스천’은 ‘사망의 골짜기’, 마귀 ‘아볼루온’과의 싸움, ‘허영의 시장’, ‘다리 없는 강’ 등 많은 역경이 있었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고 견뎠다. 유혹에 넘어가거나 옆길로 빠지기도 했지만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고 나아갔다. 이런 ‘크리스천’의 태도를 본받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믿음으로 세상의 유혹과 시련들을 견뎌내야 비로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될 수 있다.
또한 ‘크리스천’이 천상의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믿음’과 ‘소망’이 동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서로가 걸어온 여정을 공유하며 힘과 위로가 되어주었고 하나님의 일을 같이 찬양하기도 했다. ‘소망’이 유혹에 이끌려 은광으로 가려고 할 때도, ‘크리스천’이 강을 건너며 두려움에 휩싸일 때도 이들은 서로 진실을 일깨워주었다. 그리스도인들 또한 이들과 같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서로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나도 교회 안에서 평안과 기쁨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그 덕분에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은 후 나의 느낌과 결심을 말해보고 싶다. 주님은 신실하고 우리와 언제나 함께하신다는 사실,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 회개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고난과 유혹에 마주칠 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 하나가 여러모로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소소하지만 교회 열심히 다니고 찬양도 열심히 하며 큐티도 매일 매일 하기로 결심했다. 또한 앞으로 만날 세상의 유혹과 시련에도 하나님만을 바라보도록 결심하고 기도했다. 이 책이 나와 같은 청소년에게 진짜로 은혜의 역사를 알게 되고, 앞으로 걷게 될 ‘하나님의 길’에 힘이 되며, 서로 돕고 도우며 동행하고, 말씀과 믿음으로 깊은 뿌리를 내리는 그리스도인의 시작이 되는, 그런 책이 될 수 있도록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이 글은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좋은교사운동, (사)한국대안교육기관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2회 기독 중고등학생 독서대회’에서 ‘중등부 최우수상’을 받은 신예강 학생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본 독서대회는 지난 2025년 8월부터 9월까지 전국 기독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되었다. 선정 도서는 중등부는 <천로역정>(존 버니언)과 <사자와 마녀와 옷장>(C.S 루이스), 고등부는 <호빗>(J.R.R. 돌킨)과 <스크루테이프의 편지>(C.S. 루이스) 등 4권이었고, 이 중 한 권을 선택하여 독후감을 쓰는 공모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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