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기술의 명암은 인공지능에도 드리워져 있습니다. AI의 힘은 빅데이터에 있으며, 이를 언어적 연산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각’(hallucination) 문제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데이터 부패’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습니다. 결국 그 근원에는 인간이 있습니다. 기술 그 자체보다도,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왜곡된 욕망과 악용이 문제를 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선>은 AI를 ‘과신하거나 과용해서는 안 될 도구’로 규정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분명해집니다.
<특집>의 첫 글에서 손화철 교수는 개별 기술이 아니라 기술 전반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점검할 것을 요청합니다. 기술 발전이 놓여 있는 삶의 변화 맥락, 활용 방식에 대한 성찰 없는 수용, 경쟁적 조바심 속에서 나타나는 종속과 막연한 두려움이 그것입니다. 현장 최고의 전문가인 이호수 박사는 AI의 능동적 기술을 분별하는 교육이 목회자에 국한되지 않고 성도들 전체로 확장되어야 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설명합니다. 김명주 교수는 AI가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현재의 기술’이 되었음을 지적하며, 어른과 그리스도인이 이를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지 이전에 무책임이 된다고 경고합니다. 가능한 것이 곧 유익한 것은 아님을 일깨워 줍니다.
김수환 교수는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AI 리터러시의 개발과 적용을 위해 인공지능의 원리, 활용, 윤리라는 세 영역을 구분해 제시합니다. 최우성 박사는 AI를 잘 다루는 기술적 역량보다 ‘거룩한 단절’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임을 강조하며, 기술의 편리함에 매몰되기보다 이를 거룩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한 실천적 지혜를 요청합니다. 이경건 교수는 AI 기술을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말 것을 권하며, 오래된 근본적 질문을 다시 붙드는 태도를 제안합니다.
김선희 교수는 AI가 초래한 직업 세계의 변화 속에서, 그것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해 책임 있게 사용하는 윤리적 리터러시가 모두의 과제임을 강조합니다. 홍참길 교수는 AI가 가져올 인간 상호작용을 성찰하며, 하나님과 이웃 앞에서 책임을 지는 존재로서 인간됨의 기준을 놓치지 않는 방향 설정을 요청합니다. 석종준 목사는 비판적·기술적·신학적 포스트휴머니즘 담론을 소개하며, 창조론·인간론·종말론의 관점에서 AI를 분별하는 데 도움이 될 기준을 제시합니다.
<사람 사이>에서는 하순회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만나 기독교적 AI 리터러시에 대한 지혜를 들었습니다. AI 기술은 뇌의 작동 원리를 모방한 기능적 차원에서만 이해해서는 안되며,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함께 물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이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세상이 AI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AI는 영성의 영역에는 관여할 수 없으며, 하나님과의 관계성, 인간 사이의 관계성은 결코 대체 불가능하므로 이를 대신하려는 사용 방식은 경계되어야 합니다. 이 기술의 발전은 멈출 수 없기에 거기에 수반된 근본적 문제들에 잘 준비된 교회가 복음을 더욱 온전히 전하고 사람들을 섬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섬김의 자리>에서는 이사이신 최현일 샘병원 의학원장이 기독교 세계관으로 의료 현장을 살아낸 경험을 나눕니다. 어머니를 간호하며 시편을 읽어드리던 시간 속에서, 모태신앙의 틀을 넘어 하나님의 은혜를 새롭게 경험한 이야기, 그리고 밴쿠버 기독교 세계관 대학원에서의 수학 이후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진료가 주는 기쁨을 들려줍니다.
<청년 시론>과 <청년 일터 이야기>에서 박은찬 형제는 만약 인공지능이 인생은 무엇이냐를 묻는다면 자신은 ‘신의 걸작품’이라는 성경의 답에 집중하겠다고 합니다. 한설규 형제는 AI 디지털 대전환을 신앙의 눈으로 해석하는 연구 과정 속에서, 신앙 공동체의 교제가 주는 힘을 증언합니다. 송예민 자매는 극동방송 아나운서와 PD의 길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누며, 우미향 자매는 성과주의 사회 한복판에서 직장인과 대학원생으로 살아가며 존재 자체로 가치 있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합니다.
<영화를 보다>에서 추태화 교수는 성경에 뿌리를 둔 인간 이해가 기독교적 AI 리터러시의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미술을 보다>에서는 서성록 교수가 AI 예술단체 오비어스의 「에드몽 드 벨라드의 초상」 이후 논의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한 미술이 창조의 연장인지, 아니면 대체인지를 둘러싼 쟁점을 소개합니다. <책을 보다>에서는 이상민 박사가 자크 엘륄의 <기술담론의 허세>를 평하고, 홍성욱 박사는 임준섭의 <포스트휴머니즘의 전략과 기독교의 대응>, 남명현 형제는 이경건의 <기독교와 AI>를 소개합니다.
<교회로>에서는 일산청암교회 채일 목사와 참여자들이 예장 합동측 서울북노회의 ‘교회학교 교육지도사 양성과정’ 세미나를 소개합니다. 기독교 세계관과 교리, 교육철학 등 교회학교 사역에 필수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교육 목회가 취약한 교회를 섬길 헌신된 교사와 지도자를 세워가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온전한 지성>에서는 최용준 교수가 로타 크라이식의 기독교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늘 그랬지만, 특히 이번 호와 같이 통찰력 있는 기독교적 안목의 글들을 아무 대가 없이 받아 지면에 실어도 되는지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우리 공동체를 통한 이러한 섬김의 정신이, AI가 만들어내는 환상을 분별하는 안목을 형성하는 데 귀한 도움을 줄 것이라 믿으며 감사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아울러 편집과 교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을 헌신해 주신 모든 동역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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