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AI(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인간의 단순한 도구를 넘어, 문화와 생활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 한국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시대적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궁금해한다. 따라서 <신앙과 삶>(1+2월호) ‘사람 사이’는 현재 우리나라 최고 AI 전문가 중 한 분이자 지역교회(낮은마음하나교회) 사역자이기도 한 하순회 교수님(서울대 컴퓨터공학부)과 인터뷰를 통하여 ‘기독교적 AI 리터러시(literacy)’를 향한 혜안을 얻고 함께 나누고자 한다.]

- 인터뷰어 : 김건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
- 일 시 : 2025년 11월 27일 오후 2시
- 장 소 : 서울대학교 컴퓨터연구소 연구실(316호)
김건우 : 교수님, 우선 AI를 연구하시는 학자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요즘 근황이 궁금합니다.
하순회 : 저는 정년이 2년밖에 안 남았는데, AI 기술이 빨리 발전해서 계속 공부해야 하니까 여전히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점도 있어요. 요즘은 AI가 여러 가지를 편하게 해줍니다. 여러 일을 훨씬 효율적으로 하도록 도와주니까 기술 발전의 혜택을 많이 보고 있지요. 또 현재 저는 ‘낮은마음하나교회’의 전도사로도 섬기고 있어요. 34년 전 평신도들이 모여서 시작한 교회인데, 처음부터 같이 했고, 이제는 사역도 합니다.
김건우 : 현재 AI는 대학의 거의 모든 전공에서 다루어지고, 또 거의 모든 사람이 어떤 방법과 내용으로든 연결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전공자로서 예상하셨는지요.
하순회 : 예상 못 했습니다. 제가 81학번인데요. 당시 유학 갈 때 컴퓨터 전공자들은 AI 분야로 많이 갔어요. 그리고 1990년대 중반쯤 돌아왔는데, 그때는 AI가 기술로서는 거의 쓸 데가 없는 거예요. 그렇게 ‘AI 겨울’은 오래 지속되었지요. 그러다 2012년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진과 이미지를 보고 기계가 무슨 물체인지, 개와 고양이 등을 맞추는 경진대회가 있었는데요. 2024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톤(Geoffrey Hinton) 교수팀이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합니다. 저는 본래 전공이 임베디드(embedded) 시스템 분야였는데, 2017년 이후 임베디드 시스템에 쓰이는 AI 연구에 본격적으로 집중했고, 이렇게 결국 생각보다 훨씬 빨리 AI 기술이 발전하는 세상을 만났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AI와 지금 AI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AI는 일종의 수학 같아요. 수학을 알아야 물리학도 하고 공학도 하는 것처럼, 이제는 AI를 알아야 이것저것을 할 수 있지요. 오늘날 AI는 거의 모든 분야에 필수적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김건우 : 우리가 ‘리터러시’(literacy)라고 하면 흔히 문해력, 즉 읽고 쓰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AI 리터러시’는 여기에 ‘활용하는 능력’이라는 의미가 추가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일반 AI 리터러시’와 ‘기독교적 AI 리터러시’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하순회 : 저는 우선 AI 기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관점에서 생각합니다. 과학이나 모든 것들은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질서를 연구하는 거예요. 그리고 들어보셨겠지만, ‘바이오미메틱스’(Biomimetics)라고 해서 사람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을 흉내 내거든요. 가령 도마뱀이 벽으로 어떻게 올라가는지 관찰하고 연구하지요. 그런데 가장 궁금한 것은 인간의 뇌란 말이에요. AI라는 학문은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그것을 흉내 내기 시작한 거예요. 그렇게 해서 AI가 굉장히 많이 발전했어요. 그런데 인간은 단순히 어떤 기능을 행하는 존재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일반 AI 리터러시’는 단지 기능 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본다면, ‘기독교적 AI 리터러시’는 사람의 존엄성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건우 : 그리스도인들에게 ‘일반 AI 리터러시’와는 별도의 ‘기독교적 AI 리터러시’ 안내가 반드시 더 필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하순회 : 저는 AI 자체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창조의 능력, 즉 뭔가 만들고자 하는 능력의 연장이라고 봐요. 그러니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해서 시작했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연구하는 거지요. 저는 기능적인 면을 교회와 그리스도인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것이 앞으로 사회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AI 기술이 우리 교회 사역이나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긍정적으로 잘 쓸 수 있을지를 적극적으로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술은 어떤 기술이든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 가치가 확 달라집니다.
김건우 : 현재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시급히 갖추어야 할 AI 리터러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하순회 : 우선 세상이 AI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계관하고 비슷하거든요. 일반 사람들은 AI 기술을 자기들 세계관을 갖고 발전시키고 우리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바라보아야 하니까 이 차이를 잘 분별할 필요가 있지요. 또 AI 활용에서 AI가 어디까지 하고 인간이 어디까지 할지 영역을 분명히 나눌 필요도 있습니다. 그다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AI를 더 의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인데요. 이것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거든요. 저는 최근에 ChatGPT 하고 제가 다르게 이야기했다고 저와 논쟁하려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분의 논리는 ChatGPT가 전 세계 모든 지식을 다 모은 것이니 저보다 더 권위가 있지 않느냐라는 식인 거예요. 그런데 사실 CahtGPT는 데이터 모음일 뿐 책임도 안 지는데, 사람들이 그냥 이렇게 의지해 버리거든요. 그 위험성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느 정도 AI를 이용하고 의지할 것인지 아닌지를 반드시 분별할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건우 : 우리가 교회나 공동체에서 ‘기독교적 AI 리터러시’를 키우기 위해서 반드시 다루어야 할 교육 내용은 어떤 것들이 또 있을까요?
하순회 : 우리의 다음 세대는 AI 세대인데, 그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성세대도 AI를 잘 모르면 안 돼요. 그러니까 AI 리터러시는 기성세대, 특별히 교역자들도 모두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다음은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킬 것인지, 밑바닥에 깔린 세계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세계관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면 자꾸 과학기술을 우상화하고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는 데 사용할 수 있거든요. 제가 볼 때 그것은 결국 세계관 문제입니다. 또 하나는 이제 생성형 AI가 나와서 사람들이 점점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분별할 수가 없게 되었거든요. 또 성경 해석도 AI가 할 수 있는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해석하면 오히려 더 혼동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김건우 :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AI 기술을 사용할 때, 경계해야 할 금지선 같은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하순회 : AI는 굉장히 쉽게 기능적인 면에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잖아요. 그런데 AI가 영성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지요. 물론 영성을 흉내 낼 수는 있어요. 기도문이나 설교 메시지 작성, 이런 것들은 사실 하나님과의 영적 교감 가운데서 나와야 하는 것이고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는 것인데, 편리하다고 AI에게 기도문 작성을 시킨다든지 설교 주제를 좀 잡아달라고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물론 이러한 유혹이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다시 강조하고 싶어요. AI는 기능적인 면에서는 사람을 앞설 수 있고 사람을 대체할 수 있어요. 하지만 AI는 인간의 존엄성이 어디서 오는지는 모릅니다, 저는 중요한 것은 결국 관계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람의 기본적인 가치는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 오고 또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에서 오는 것인데요. AI의 기능적인 면은 그것을 결코 대체하지 못한다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저는 우리가 AI 시대에 그런 관계성의 산물을 AI로 대체하려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은 챗봇이나 휴머노이드 등으로 관계성의 욕구를 대신 해소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AI를 그냥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편하지만, 인간의 진정한 본질에 해당하는 사랑의 관계성이라든지 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거라든지 이런 것을 AI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분별을 잘해야 하지요. AI로 기도문도 대체하고 성경 해석도 대체하는 것은 절대로 안 되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과의 관계성에서 나오는 것을 대체하려는 유혹을 받게 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옛날 같았으면 사전을찾고 열심히 구글링하고 도서관 가고 할 것을 지금은 그냥 물어보면 답을 다 주니까 그런 노력은 확실히 줄어들었거든요. 사실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아요. 예를 들어서 제가 히브리어 성경으로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ChatGPT에 물어보면 히브리 성경에서 어느 단어는 무슨 뜻이라고 자세히 설명해 줘요. 저에게 원어로 묵상할 수 있는 내용을 주는 것이죠. 하지만 결국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어떤 것을 할지는 여전히 우리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인데 잘못하면 그것까지 맡길 수 있다는 거예요. 실제 AI가 친절하게 “설교문도 만들어 드릴까요?”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당연히 묵상하고 기도해서 나와야 되는 결과물인데 AI가 이것을 대체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김건우 : AI 연구자이시지만, 동시에 교회에서 사역자로도 섬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AI 기술을 사용하는 범위와 한계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순회 : AI는 기능적인 면에서는 엄청 효율적이어서, 저는 교회에서 행정 업무, 자료 정리, 문서 작성 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 생각해요. 그렇게 업무는 줄이는 게 맞고 대신에 사역자들이 얻는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면 되는 거니까요. AI 기술을 잘 이용하면 복음을 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되게 잘 쓸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언어 문제는 문제도 아니게 되었거든요. 요즈음 AI로 동시통역도 되니까.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에는 언어권이 다른 곳은 잘 못 갔는데, 앞으로는 갈 수 있게 되겠지요. 우리가 그런 방향으로 에너지를 더 사용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AI 시대에 사람은 일종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고 AI는 지휘를 받는 단원 역할 같은 게 되는 것이지요. 한계라고 하다면 사람은 기도하고 묵상하고 메시지를 직접 전해야 하는데, 이제는 오히려 챗GPT에 의존해서 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이 한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건우 : 교수님은 컴퓨터과학자로서, AI와 공존하는 시대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하순회 : AI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아무도 못 막을 거예요. 제가 볼 때 SF 영화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의 미래는 그리 밝지가 않아요. AI에 업혀 가게 되면은 점점 전쟁 위험도 더 커질 것이고 또 사람의 힘에 대한 갈망으로 AI를 힘을 추구하는 도구로 계속 사용하면 예수님이 빨리 오실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미래가 핑크빛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만 다음 세대를 생각하면 AI는 분명 세상을 많이 바꾸게 될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더 적극적으로 다음 세대의 직업과 진로를 위한 교육을 어떻게 준비시킬지 고민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또 저는 AI가 이렇게 발전하게 되면 사람들이 소외감을 더 많이 느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도대체 인간다움이라는 게 뭐고 어떻게 살지 하는 고민도 많아질 겁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들은 잘 준비해야죠. 이것에 잘 준비된 교회가 어쨌든 복음도 더 잘 전할 것이고 사람들을 더 구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저는 앞으로 교회 안에 사랑의 관계성 강화를 위해 계속 소그룹이 더 활성화되어야 하고 그다음에 공동체 차원에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무엇을 같이 하면서, 이것이 일상의 신앙생활과 분리되지 않도록 교회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AI로 대체될 수 없는 인간 사이의 섬김 영역을 강화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AI로 대체될 수 없는 영역을 더 잘 키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건우 : AI와 공존하는 시대를 살기 시작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순회 : AI는 일종의 도구에요. 예를 들어서 칼은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편리할 수도 위험할 수도 있고, 잘못 사용하면 비효율적일 수 있어요. AI를 악마시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저는 불행히도 세상이 AI를 악마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항상 사람의 욕구나 힘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이용해 왔거든요. 반면에 저는 그리스도인이 AI 기술이 얼마나 잘 사용될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사람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쪽의 대안은 무엇인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내면과 공동체에 대한 갈망, 사랑받고 싶은 마음, 그리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 이런 것들을 위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그리스도인과 교회, 신앙 공동체가 그 역할을 감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는 우리가 AI를 너무 의지하면 안 됩니다. 특별히 도덕적인 판단에서 너무 의지하면 큰일 나니, 이것을 특별히 경계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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