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최근 우리는 주변에서 재테크로 큰 수익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나도 저만큼 벌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 혹은 이미 수익을 본 이들의 기쁨과 안도감, 이러한 돈 이야기 앞에서 우리 가치관은 쉽게 흔들린다.
2030 청년들은 특히 이런 환경에 기존 세대보다 취약하다. 과거보다 경제성장이 둔화되었지만, 생활수준 향상이 물가와 소비를 가파르게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소득 성장은 일부 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높은 물가에 발맞춰 높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눈높이는 과거 세대보다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 청년들은 한국 사회에서 ‘남보다 잘하기’가 가장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자본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고 일확천금을 이뤄낼 수 있다는 각종 정보에 현혹되기 너무나 쉬운 현실이다. 20대는 안정적인 소득이 없기에 학업을 마치는 데에 벅차다면, 30대 청년들은 적은 자본으로 과도하게 높아진 주거비용을 부담하며 허덕인다. 결혼과 출산을 통해 소비의 규모가 커지면 한층 더 힘겨워 한다. 주변의 청년 신앙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취업을 위해 고생한 것에 비해 실제 연봉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소리를 자주 한다. 오늘날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돈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을 상실한다면 이런 환경 속에서 건강한 신앙을 지키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다. 우리가 친숙한 성경 구절들도 재물과 돈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경고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딤전 6:10)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마 6:24)
“탐심은 우상숭배니라” (골 3:5)
성경은 재물을 하나님보다 섬기는 태도를 분명히 죄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재테크 자체가 곧 신앙과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행위의 형태가 아니라 근본적인 가치관에 있다. 돈은 강력한 도구이며 많은 사람의 우상이 되기 쉬운 대상이다. 인간의 타락한 본성이 돈 앞에서 쉽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성경은 돈 자체를 선이나 악으로 규정하지 않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명백히 죄라고 알려준다. 가난함에 허덕이며 무기력한 것도 좋지 못한 신앙이지만, 부유함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기복신앙 역시 바른 신앙의 모습이 아니다. 바울은 부유함에도 가난함에도 처할 수 있는 것을 말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닌 중심이라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나의 재정과 소유를 잘 관리하고 사용하고자 한다면 성경적 재테크를 해야 한다. 달란트 비유를 기억할 것이다(마 25:14-30). 주인이 종들에게 맡겨둔 달란트를 찾으러 돌아와 보니 그중 한 달란트 맡겨둔 종은 땅에 묻어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돌려준 뒤 질책을 받았다. 가령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을 겪는 시기에 이자가 없는 계좌에 돈을 장기간 쌓아 둔 사람이 금융환경의 변화를 직격탄으로 받으며 화폐가치가 종이조각이 될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보자. 돈의 관리라는 측면에서 땅에 묻어두고 시간을 낭비한 그 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달란트 비유의 진짜 의도는 맡긴 달란트로 높은 수익을 내야 했다고 하신 말씀이 절대 아니다. 그저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을 선한 청지기로서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 또 주인을 기쁘게 하는 종의 자세가 주인을 두려워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어리석은 종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 것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재능과 자산을 잘 관리하는 것은 청지기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재테크 정보를 찾고 투자를 할 때도 그 돈을 벌어서 나의 삶의 만족을 도모하기보다 나의 주어진 영역을 잘 관리해서 주인인 하나님께 돌려드리는 것이 성경적인 재테크이다.
그렇다면 재물에 대해 우상숭배를 하지 않고 도구로서 취급하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아내며 바른 재정 가치관을 정립한 신앙인의 모습을 성경은 사뭇 다르게 얘기한다. 예를 들자면 사울과 다윗은 달랐다. 사울은 아말렉과 전투 후, “전부 진멸하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전리품을 챙겨왔던 인물이다. 그것을 하나님께 드리려 했다고 변명해도, 그 이면에는 탐심이 있었다(삼상 15:9, 21). 반면 다윗은 정복한 나라에서 얻은 은과 금을 하나님께 드리며 전리품을 취급하면서도 신앙 고백을 담았다(삼하 8:11-12). 겉모습은 비슷해도, 중심의 동기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내가 가진 재산과 소유가 하나님에게서 왔음을 인정하는 고백은 재물을 우상화하지 않는 첫걸음이다. 또 성경을 보면, 바울의 사역을 후원했던 빌립보 교회의 모습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으로 표현된다. 그들의 재정은 복음 전파를 위한 선교에 확고한 목적이 있었다. 돈의 쓰임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그의 나라와 그의 뜻에 있었다.
“이는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것이라” (빌 4:18)
오늘날 세계는 4차 산업혁명과 AI 기술 발전, 디지털 화폐 체계의 변화 속에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돈에 대한 욕망으로 재테크에 뛰어든다면 자산 관리에도 실패하기 쉽고, 신앙적으로도 균형을 잃을 것이다. 세상은 돈을 위해 돈을 버는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신앙인은 그 흐름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
투기가 아닌 책임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 시간과 관심의 우선순위를 주님께 두고, 이미 주신 것에 만족하며 예배해야 한다. 목적이 개인의 쾌락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에 있을 때, 재물은 우상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 하나님은 그러한 자녀의 길을 책임지고 인도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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