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교육의 종교다. 성경의 가르침은 사람의 지혜나 인류의 집합지성이라 할 수 있는 역사도 제시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이므로 반드시 배워야 알 수 있고 믿고 순종할 수 있다. 그래서 초대교회부터 ‘교훈’(Didache)이나 ‘문답식 교리교육’(Catechismus)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물론 믿음의 교육 외에 신자들도 자신들의 능력을 개발해서 많은 것을 성취하고 바르게 삶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이웃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교육도 받아야 한다.
기독교 신앙도 교육이 필요하지만, 기독교 세계관은 신앙교육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교육이 필요하다. 성경적 세계관에 충실하려면 성경 말씀을 알고 순종해야 할 뿐 아니라 성경이 제시하는 세계관을 알아야 하고 그것에 기초해서 판단하고 행동하고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본적인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들 대부분도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부터를 잘 알지 못한다. 우선, 기독교 세계관이 무엇인지도 알기 어렵고, 성경을 읽어도 성경이 제시하는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바로 알 수 없다. 거기다가 기독교 세계관을 알려면 교육자 자신과 피교육자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의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도 알아야 하며, 거기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비판적 이해도 요구된다. 이 모든 것은 교육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얻어질 수 없다.
비록 기독교 세계관, 그리고 자신들이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는 세계관과 그 약점을 다 안다 해도, 비성경적인 세계관에 익숙한 피교육자가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해서 생각하고 평가하고 생활하려면 상당한 교육이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세계 어디에도 기독교 세계관이 확고하게 정착되어 있는 곳이 없으므로 본받을 만한 모범이 없다. 그러므로 전통문화가 기독교와는 무관한 한국 사회에서는 그리스도인과 그 자녀들이 기본적인 신앙을 유지하기도 어려운데 거기에다 기독교 세계관을 교육하고 습득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임무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최근 몇몇 대안학교에서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성공할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지금의 한국 상황에서는 그나마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기관이 기독교 대안학교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한국 그리스도인 가정들 다수가 그런 대안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기를 기대하거나 요구하기는 어렵다.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주일학교를 포함한 모든 기독교 교육기관들이 나서서 조금씩으로라도 성경적 세계관 교육을 시도해야 하는데, 교회들도 대부분 기독교 세계관 교육은 말할 것도 없고 기독교 세계관 자체에 대해서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기독교 세계관의 의미와 의의를 알게 된 소수의 부모들이 가정교육을 통해서 조금씩으로라도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시도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오늘날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특별히 어렵게 하는 것은 자연과학이다. 자연과학은 모든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현대 교육을 받는 청소년들의 세계관을 결정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어떤 종교나 어떤 이론도 자연과학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성, 정확성,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 것은 없었고, 그것을 적용한 과학기술만큼 큰 물리적 힘을 생산한 것도 없었다. 최근에는 AI까지 등장해서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연과학은 현대인에게 우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 세계관의 핵심 전제인 창조, 타락, 구속은 이런 현대 자연과학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기독교 세계관 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오늘날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시도하는 모든 교육자, 목회자, 부모들은 자연과학의 특성을 어느 정도라도 알아야 하게 되었다. 특히 그 지식의 한계를 알아야 하며 그 지식에 대한 과도한 기대의 위험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과학사나 과학철학에 대한 전문 지식은 아니더라도 포퍼(Karl Popper)의 반증 이론, 쿤(Thomas Kuhn)의 과학혁명 패러다임, 호이카스(Reijer Hooykaas)의 근대과학 출현에 공헌한 종교개혁 등에 대해서는 조금이라도 알아둠으로 자연과학의 우상화를 비판할 할 수 있어야 기독교 세계관을 가지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 교육은 성경, 자연과학, 그리고 자연과학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적인 이해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성경과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확신이 있더라도 그 확신이 일상적인 행동과 삶에 실제로 반영되어야 가능하다. 최근 한국 교회가 사회의 신임을 잃고 젊은이들이 대거 교회를 떠나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교회 지도자들과 교인들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약점은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을 어렵게 하며 기독교 세계관 교육에는 치명적이다. 성경과 기독교 세계관, 그리고 자연과학과 현대 사회의 세계관을 아무리 잘 알아도 교육자가 사람들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 기독교 세계관을 가졌다 할 수도 없고 어떤 교육도 성공할 수 없으며, 기독교 세계관 교육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성경의 가르침에 참되게 충실하여 삶 전체를 하나님의 영광과 사랑의 실천에 바치려면 우리와 자녀들이 기독교 세계관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것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육을 시도하는 사람들 자신들이 먼저 기독교 세계관에 충실하게 살아야 하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 신실하여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인격부터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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