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미션스쿨의 한계에 부딪히다
대학 시절 접했던 기독교 세계관의 고전인 제임스 사이어의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사상>과 프란시스 쉐퍼의 저작들은 허무주의에 빠졌던 나를 ‘완전한 진리’로 향하게 했고, 지성적으로 세계관이 거듭나도록 기초를 세워 주었다.
1995년, 스물다섯 살. 미션스쿨 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하던 당시, 세 가지의 서원 기도를 드렸다. “주님! 성당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도를 가르치며, 과학 수업 시간에 바른 창조론적 견해를 가르치고, 왜곡된 세계관을 심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성경적 관점으로 비평하는 문화 사역을 하겠습니다.”
서원 기도를 드린 대로 15년을 살아내며, 당시 기독교 교육계에 기독교 세계관 운동이 미미하던 시절, 미션스쿨 안에서 나름대로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실천하고자 애써 왔다. 수업 시간에는 ‘창조론–진화론’ 토론 수업을 도입했고, 연구회를 조직해 서울대 지적설계연구회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창조진화저널>을 발간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기독교 세계관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들이 극소수였지만, 교내 여러 교사들과 함께 기독교적 수업모델을 연구하고 수업계획을 구성해 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미션스쿨에서 근무하며 깊이 고민하게 된 것은, 학교의 교육적 지향이 교과를 통한 성경적 가르침이 아니라 ‘신앙심 있는 명문대 진학생 양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었다. 또 하나의 질문이 이어졌다. 과연 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과학을 가르치는 것만이 기독교 교육의 전부일까? 지식적 차원을 넘어, “학교의 모든 영역 즉 행정 업무, 동아리 운영, 각종 대회 출전, 진학·진로 지도, 대외 교육 운동 등 모든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 세계관 교육이 아닐까?
그래서 맡겨진 모든 교육영역이 하나님 나라와 연결되기를 소망하며 힘썼다. 그 치열한 몸부림의 시간이 지나 도달한 결론은 분명했다. “공교육과 입시 중심 교육에 갇힌 미션스쿨을 넘어, 기독대안학교를 설립하여 기독교 세계관을 학교의 모든 영역에 온전히 구현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청소년을 향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 기독대안학교에서 실천하다
이후 17년 동안 네 곳의 기독대안학교 공동체와 함께했다. 때로는 학교를 처음부터 설립했고, 때로는 세워진 초등 과정 위에 중·고등 교육 전반을 구축했으며, 또 때로는 입시에 종속되지 않는 새로운 교육 지평을 열어 가는 학교에 파견되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고등학생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실천을 이어 왔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1. 진로 교육을 기독교 세계관으로 재해석한 소명 교육 및 소명 코칭 교육과정
2. ‘창조론–진화론’에 대한 균형 있는 가르침을 위한 과학교육 방안 연구
3. 고등학생의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소논문 출판 및 동역회 춘계 학술대회 참여
4. 라브리 공동체 탐방을 통한 세계관 교육
5. 청소년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독서대회 주관
6. 융합독서를 통한 세계관 수업
7.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러닝 저니 및 통합 수업·프로젝트 개발
8. 하브루타, 테필린, 성경 연구를 접목한 아침 묵상법 개발 등
이렇게 기독대안학교들의 다양한 실천 연구는 ‘창조–타락–구속–회복’이라는 총론적 가르침을 넘어, 보다 풍성한 기독교 교육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실천들을 정제하여 한국 교회로 흘려보낼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엘리야에게서 엘리사에게로, 다음 세대에 위임하라
한국교회 안에서 청소년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엘리사와 같은 청소년들’에게 이 귀한 유산을 전수할 수 있는 가장 선명한 통로가 기독대안학교 안에 내재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기독대안학교의 설립과 건강한 운영은 더욱 절실하다.
안타깝게도 현재 200여 개가 넘는 기독대안학교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목회자 중심의 운영, 설립교회와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 유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국제학교, 리더십의 재산 편취 문제, 학교를 권력과 명예의 수단으로 삼는 사례, 학교를 흔드는 입시 욕망에 사로잡힌 학부모그룹, 신임 리더십의 ‘상명하복’(上命下服) 문화로 인한 교사 이탈 등의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독’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부끄러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현장 속에서도 청소년들을 당신의 사람으로 세워가고 계신다. 이제 기독대안학교 안에 깊은 성찰과 회개, 그리고 변화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최근 3년간 6~7개의 기독대안학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대학연’(기독대안학교 학생 연합회)을 조직하고, 매년 여름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간 연합과 교류를 시도하며, 기독교 학교의 ‘대안성’을 함께 연구하고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있다. 필자는 ‘기대학연’의 간사로서 그들을 섬기며 한 가지를 분명히 깨달았다. “이들이야말로 엘리야로부터 사명을 이어받을 엘리사들이구나.”라는 것이다.
앞으로 동역회의 유산이 ‘기대학연’으로 흘러가길 기대한다. 기독교 세계관 운동은 분명 다음 세대로 들불처럼 번져 갈 것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 대상 기독교 세계관 독서대회와 춘·추계 학술대회 참여 그리고 ‘기대학연’과 연계한 기독교 세계관 캠프를 제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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