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많은 사람들이 한국교회 주일학교의 위기를 자주 언급한다. 저출산 문제, 가정 신앙교육의 약화, 세속화 등 다양한 어려움이 교회 안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본다. 지역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필자 역시 이러한 문제가 어느 한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 거의 모든 사역의 현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과제임을 실감한다. 앞으로 다음 세대를 더욱 건강하고 바르게 세워가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정직하게 마주하며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나의 첫 사역은 CCC 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시작되었다. 대학 사역이 지닌 특별함과 매력은 참으로 크다. 특별히 청년들이 함께 모여 ‘민족 복음화’를 외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한국교회의 미래가 그려지는 듯하다. 순장으로 세워진 리더들은 매우 헌신적이었고, 자신의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훈련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였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 집중된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사실을 그때 깊이 배우게 되었다.
내가 처음 담당했던 대전과학기술대학교에는 소수의 순장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자신의 시간과 재정을 기꺼이 드릴 준비가 되어 있었고, 신입생 사역을 통해 30명의 멤버들이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리더가 부족할 만큼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컸지만, 동시에 개인의 삶을 훈련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은 점점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학업을 감당하면서도 순장의 삶을 살아내야 했기에 한계가 있었고, 그만큼 필자가 감당해야 할 무게도 더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물론 가장 큰 고민은 학생들을 지도할 필자 자신의 영적 성숙과 본이 되는 삶의 태도였지만, 동시에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며 아쉬움도 컸다. 그들의 내면의 미성숙함이 지금 누릴 수 있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만 더 일찍 그들의 삶에 들어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려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겼다. “그런 공동체는 어떤 공동체인가?” 필자에게 그 답은 결국 교회 공동체였다. 이후 필자는 하나님의 은혜로 연수의 시간 동안 신학을 공부할 수 있었고, 교회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일학교 사역은 결과나 성과가 눈에 띄게 드러나는 사역이 아니다. 그러나 사역에 임할수록 이 사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깊이 공감하게 된다. 아이들이 지닌 순수함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작은 손을 모아 “아멘” 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안에 분명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신뢰하게 된다.
내가 사역하고 있는 영아유치부는 아이들과 함께 부모가 예배를 드리는 구조이다. 이 사역 가운데 정말 감사했던 일이 있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에서 멀어져 있던 한 분이 믿지 않는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교회에 오게 된 것이다. 당시 새신자팀 사역을 맡고 있던 필자는 그들과 함께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 예수님에 대한 분명하고 깊은 믿음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들은 자신의 아이를 너무나 사랑해 주는 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보며 이곳에 소속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남편분은 “피도 안 섞인 우리 아이를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해 줄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교회를 한 번도 다녀본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교회가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그 부부는 새신자 교육을 마쳤고, 지금은 성도가 되어 모든 모임에 참여하며 아이를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함께 키워가고 있다.
나는 이러한 사역을 통해, 예수님을 닮은 사랑으로 섬기는 공동체는 반드시 영혼을 세워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대단한 사역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 영혼을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처럼, 세상이 줄 수 없는 조건 없는 사랑을 교회가 세상 가운데 드러낸다면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특별히 어린 시절부터 이러한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비록 방황의 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결국 교회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만일 그 시기에 아이들의 마음에 질문이 생길 만큼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의미 있는 경험이 없다면, 우리는 어쩌면 그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주일학교 사역을 하다 보면 마치 깨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바쁜 개인의 삶만으로도 벅찬데, 어떻게 더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선생님들과 사역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가 지닌 특별함과 유일함 때문에, 우리가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도록 한 걸음만 더 내딛는다면, 그 아이의 인생 가운데 반드시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삶의 지점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시간들을 버티고, 참고, 인내해야 할 이유가 있다.
나는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한국교회 주일학교가 지닌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감당해야 할, 그리고 더욱 집중해야 할 영역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변화를 참고 기다리며,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소망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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