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온전히 믿지 못했다. 하늘을 바라보기보다 늘 눈앞의 땅만 보았기에, 나의 실패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시는 주님을 신뢰하지 못했다. 내 계획으로 가득 찼던 나는 고집대로 일을 추진했고, 결과는 늘 실패였다. 특별히 취업에 있어서 그랬다. 정말 이번만큼은 나에게 딱 맞는 자리라 여겼지만, 주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셨다. “왜 주시지 않을까? 나는 이렇게 간절히 원하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마음속은 늘 불안으로 가득했다. 주님과 완벽한 합을 이루며 나아가지 못했던 나날들이었다. 교회에서는 여러 봉사를 맡아 다방면으로 섬기며 나름대로 주님께 마음과 정성을 드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실패와 기다림 속에 마음과 육신이 지쳐갔고 눈앞에 이루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정작 나의 길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교회 동생들과 다른 섬기는 이들에게 내가 무엇을 증명할 수 있을까 싶어 마음이 한없이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셨다. 내가 의심하고 믿지 못했던 그 순간에도 주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셨다.
그러던 중, 근무하고 있던 학교에 정규직 채용 공고가 났다. 너무나 간절히 원했던 자리였지만, 정량적인 스펙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지원조차 주저되었다. 그때 주님께서는 주변 사람들을 통해 내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셨고, 덕분에 담대히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채용 과정 중에 외대교회 지체들의 중보기도는 큰 힘이 되었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면 떨리는 상황 속에서도 용기가 샘솟았다. ‘여호와 닛시’의 하나님을 붙들며 나아갔고 마침내 최종 면접까지 마쳤다. 당연히 이번에는 문을 열어주실 것이라 확신했지만 결과는 최종 탈락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실패들과는 달랐다. 불평과 불안 대신 감사함이 먼저 찾아왔다. 최종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은혜였고 그저 감사였다. 새벽을 깨우며 기도로 준비했기에 모든 것을 주께 맡기며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다음 기회를 잘 준비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도전 정신도 생겼다. 주님이 나의 스펙이시기에 겸손히 결과를 받아들이고 주님과 동행하며 앞길을 준비할 수 있었다. 본래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던 어느 날, 기적처럼 추가 합격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정말 주님께서 하셨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마치 주님께서 “네가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다 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혼자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이 터널을 통과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를 위한 자리를 미리부터 예비하시고, 이전에 맞지 않는 취업 자리들을 걸러내시며 가장 선한 타이밍에 맞춰 인도해 주신 주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모태신앙이었지만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것은 21살, 서울에 상경해 외대교회에서 훈련을 받으면서였다. 워낙 고집과 자기 의가 강했기에 주님을 만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묵묵히 기다려 준 목자 언니와 교회 지체들의 바른 가르침 덕분에, 방황하고 멀어지다가도 다시 되돌이켜 삶의 방향을 맞출 수 있었다. 또한 ‘다니엘 기도(하루 세 번, 6시 11시 30분 8시, 월~금)’를 통해 주님과 깊이 대화하며 친밀해졌고, 기도 제목들이 나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고 타인과 세상을 향해 확장되면서 은혜의 간증도 풍성해졌다.
다른 지체들의 간증을 들을 때 질투보다는 동일하신 주님께서 내 삶에서도 역사하실 것을 믿는 은혜가 생겼다. 주님께서는 그저 버티며 붙어만 있었던 나에게, 때로는 자원함이 아니라 억지로 나아갔던 나에게도 잘했다고 칭찬하시며 과분한 은혜를 허락해 주셨다. 자격 없는 나에게 왜 이런 은혜를 주시는지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교회에 큰 은혜가 임하는 이 시기에 내가 온전히 잘 반응하고 있는지, 은혜를 담는 그릇으로 잘 준비되고 있는지 불안함이 앞서기도 한다. 이제는 교회의 목자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또 마음이 앞선다. 늘 그래왔듯이 주님께서 알아서 인도하실 텐데, 또다시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 주님보다 앞서 나가려 한다. 일터에서도 마찬가지다.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으로서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책임과 부담 때문에 마음이 앞선다. 그럴 때면 또 주변 사람들과 말씀을 통해 주님보다 앞서가고 있음을 깨닫게 하신다. 내 힘을 빼고, 주님과 동행하며 합을 맞춰가야 함을 오늘도 여전히 느낀다. 일터에서 주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마주하는 어려운 상황들을 돌파해 나가고자 한다.
“우리를 비천한 가운데에서도 기억해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시 136:23)
주님은 비천한 나를 택하셔서 주님을 알게 하셨고, 간절히 원하던 직업도 나의 한계를 아시어 그리 오래 지체하지 않고 때에 맞게 허락해 주셨다. 나의 스펙이 주님이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스로 높아지려 할 때마다 주님께서 하셨음을 잊지 않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주님만 의지하리라 다짐한다. 또한 교회와 주변 지인들에게 이 채용 과정의 간증을 전하며 주님의 위대하심을 부지런히 드러내고 싶다. 이번 여정을 통과하며 주님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기도’뿐이었기 때문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현실적인 불안함이 나를 휘감았지만, 예배하고 찬양하며 나아갈 때면 이내 마음은 잔잔해졌다. 흔히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자기최면의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마음을 선하고 담대히 먹기 위해서는 기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함을 이제는 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이다. 새로운 챕터인 일터에서의 동행 역시, 주님과 함께 넉넉히 승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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