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그리스도인의 영화 수업을 읽고
<그리스도인의 영화 수업> / 추태화 지음 / 세움북스 / 2026

가끔 서울을 방문하면 예배드리는 곳이 예수기쁨교회이다. 추태화 목사님은 그때 뵈었다. 늘 웃음과 여유를 지닌 채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에 “좋으신 분이구나!”라고 스치듯 느꼈는데. "읽어보시라"고 건네주신 책을 읽으니 문화 전반에 걸쳐 있는 오랜 시간의 내공과 뛰어난 혜안이라는 알지 못했던 모습도 읽는다.
내게도 문화선교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한때는 선교 극단에 적을 두기고 했고, 문화 사역을 한다며 열정을 품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러한 열정이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린 내게 <그리스도인의 영화 수업>은 외면하며 살고 있었던 믿음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여전히 진행형이라 질타했다. 책에 담겨있던. “복음 안에서 온몸으로 슬램덩크하라!”라는 선언 같은 권면에 전율을 느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한다.
책 제목은 ‘영화 수업’이라 하였으나 비단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고 각 주제에 맞는 영화와 드라마 등을 끄집어 오고 깊은 혜안으로 우물에서 생수를 길어 올린다
왜 영화일까? 그가 영화를 선택한 것은 '영화는 일상'이며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표현처럼 현대인들은 "날보러 와요!"라고 손짓하는 홍수같이 수많은 영상들에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고 있다. 이러한 그의 접근은 시의적절하며 정확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연결한다. 그래서 책은 중간중간 '더 깊은 이해와 토론을 위한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이 혼자 읽고 끝내지 말고 함께 토론하고 실천하는 영역으로 이끌고자 하는 뜻이리라. “인간은 독립된 개체이다. 그러나 주변의 도움을 의지해야 살아갈 수 있다”라는 말처럼.
세상을 이끌었던 기독교 문화가 어느 순간부터 세상과 담을 쌓았다. 세상을 기피하고 그리스도인끼리 교회 안에서의 문화를 만들고 성역화하며 스스로 거리를 벌리고 높은 담을 만들었다. 그렇게 끼리끼리 좋아하며 즐거워하는 사이 세상은 너무도 빨리 변했다. 세상의 변화만큼 사람들의 생각과 취향도 달라졌으며 문화적 소양도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교회는 정체되었고 늙어갔다.
책에서 밝히고 있지만, 저자의 말을 빌어 다시 말하자면 “'세상'이란 사람들이 사는 공간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세상'은 죄로 인해 오염된 곳을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손에는 성경,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들고 있어야 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니”(고전 10:23) 우리에게는 “영성을 기초로 하는 기독교적 심미론(chrestian aesthetics)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조금 더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주권이 회복될 때, 문화도 예술도 시대도 회복될 것이다.", "의미는 진리에서 솟아야 한다.” 마치 그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권면을 대언하여 “국가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가 왕이 되게 하라”라고 외치는 것처럼.
이 책이 지닌 강점 중 하나는 “드라마는 범죄 스릴러로서 긴박한 상황을 긴장감 있게 연출하여 극적 효과를 한층 끌어올린다.”라는 등 영상 자체에 대한 세밀한 접근과 날카로운 평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뚫어!... 이로써 삶의 묘미는 어려움, 난관을 뚫고 나아가는 데 있다는 ‘생의 미학’(Aesthetics of Life)을 전해 준다.... 인생은 뚫고 나아가야 하는 그 무엇이라는 말이다.” 위의 내용처럼 책의 곳곳에 배치된 설교이면서 탈무드 같은 울림의 메시지가 독자를 풍요롭게 한다. 또한 예언자의 포효처럼 들려지기도 한다.
신앙의 선배로서, 목회자로서, 그리고 믿음의 교육자로서 저자의 바람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저자는 그것이 이 책을 저술한 이유라고 했다. “확실한 것은 종말이 있다는 진실이다. 인간의 삶은 그 안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드라마이다." "영혼의 백야를 지날 때, 삶의 주인 되시는 예수님을 기억하자.”라는 말처럼 진리이신 하나님과 길이신 그리스도, 여기에 이끄시는 성령께서 세상의 주권자이심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궁극적으로 하나님 나라가 그의 종착역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하나님 나라는 현재의 그리스도인만을 위한 나라는 아니다.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라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선교적 사명을 외면할 수 없다. 하늘에서 들려오는 이 소명의 종소리를 모든 그리스도인은 삶으로 계속 울리며 퍼져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 책이 첨병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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