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기관지

나는 여덟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 어머니 없는 아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하며 자살까지 생각할 만큼 마음이 무너졌던 시절이었다. 어렵게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다니며 그리워하던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와 지병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마음이 아팠고, 새로 만난 어머니마저 6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 후 서울로 올라와 일자리를 구했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방세를 내지 못해 고시원에서도 나오게 되어 건강마저 허약해진 채 빈 병과 박스를 팔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주머니의 권유로 처음 인도된 곳이 영등포 광야교회였다. 밥 한 끼를 얻어먹던 제게 권사님이 예배에 와보라 권해주셨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은 터라 선뜻 문을 들어서기 어려웠다. 그러다 며칠 뒤 우연히 들려온 찬양 소리에 이끌려 다시 교회를 찾게 되었고, 그 길로 쉼터에 입소하여 ‘광야홈리스센터’에서 생활을 시작하였다. 담임목사님은 배고파서가 아니라 마음의 허전함 때문에 허둥지둥 밥을 먹는 것이라 말씀해 주셨고, 그 말씀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전도팀을 따라 동네 어르신들을 심방하며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고, 목사님과 사모님, 복지사님들의 따뜻한 돌봄 속에서 굳게 닫혔던 마음도 조금씩 아물어갔다. 이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간호조무사 공부에도 도전하였다.
나를 키워주신 할머니는 초등학교나 제대로 다닐까 걱정하셨는데, 대학도 나오고 군대도 다녀와 사람 구실을 하는 저를 보며 늘 고맙다고 눈물지으셨다. 이곳에서 웃으며 지내는 내 모습을 본 가족들도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이제는 마침내 국제성모병원에 취업하여 2026년 9월 15일부터 간호조무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무도 찾지 않던 삭개오를 먼저 찾아오신 예수님처럼, 광야교회는 절망 속에 있던 나를 먼저 찾아와 손 내밀어 준 희망의 자리였다. 이제 저도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누군가에게 다시 희망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신 광야교회와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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